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정권 구상 중 하나로 거론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일선 교육계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차정인 부산대 전 총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연구원을 찾아 이한주 원장에게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공식 제안했다.
전국 9개 권역의 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서울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미국 UC(캘리포니아대학) 시스템과 유사한 연합대학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양 총장은 “정책이 현실화되면 지방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지역 균형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전 교육감 역시 “입시 경쟁과 수도권 과밀화 문제 해결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 살리기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고, 제안 당사자들도 “지역 인재 양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정치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일극화와 입시 경쟁의 뿌리는 단순히 대학 간 격차가 아닌, 브랜드, 네트워크, 문화 등 보이지 않는 차이에 있다는 것이다.
한 국립대 전직 교수는 “서울대 수준의 예산을 거점국립대에 지원하는 것도 어렵지만, 교수진의 수준이나 대학 문화 자체가 다르다”며 “돈만 퍼준다고 서울대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은 학교 ‘이름’에서 오는 브랜드와 사회적 네트워크를 중시하기 때문에, 인서울을 포기하고 지역 대학을 선택하는 일은 드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역 대학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다 해도,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교수는 “전남대 공대에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지스트(GIST) 같은 독립 연구중심대학이 될 수 없다”는 말처럼, 구조적 한계는 예산이나 정책만으로는 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제안이 나온 배경에는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역 대학의 위기 타개라는 명분이 있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과대 포장된 공약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gif)
.jpg){kind=small}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