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임에도 자부심 가지고 일했지만, 6개월간 일도 할 수 없고 소속감도 없어 상실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학교와 교육 당국에 의해 방치된 방과후학교 강사의 심경이다. 이러한 소외감은 방과후강사 뿐 아니라 학교도서관 사서, 영어회화강사 등 학교 내 비정규직 인력 모두가 겪고 있다.
이들은 교육 당국의 정책에 의해 전문 인력으로 학교에 채용되었지만 코로나19라는 전에 없던 위기 앞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에 의하면, 학교도서관진흥법은 ‘사서교사, 실기교사, 사서’를 반드시 학교도서관에 두도록 하고 있으며, 2018년 이 법안이 개정된 이후, 경기도교육청은 정규직인 사서교사도, 무기계약직인 교육공무직도 아닌 비정규직 기간제사서교사로 700여명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국의 학교도서관의 전문인력 배치율은 사서와 사서교사를 모두 합쳐도 60%가 채 되지 않는다.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다른 지역도 학교도서관을 정원 외 기간제사서교사로만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학교도서관 사서는 이미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하고 독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서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전문 인력이다. 그럼에도 '교사'가 아니라서, ‘수업권’이 없다는 이유로 임금을 차별받고 학교에서의 대우도 차별받고 있다. 십 수 년을 쪼개기 계약직으로 고통 받으며 어렵게 교육공무직 사서라는 무기계약직으로 고용안정은 쟁취했다”며 교육청의 폭력 행정을 고발했다.
방과후강사 노동자들은 지난 17일 여의도 여당 당사 앞에 모여 "방과후 강사 수업 재개와 노동조합 필증 교부"를 촉구하며 김경희 위원장 등 3명이 삭발을 단행했다.
이날 방과후강사노동조합은 등교수업과 방과후 수업 운영 및 2차 코로나 확산으로 학교 문을 닫으면 정부가 방과후 강사 생계보장, 방과후 강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 전국민고용보험 적용, 434일 째 교부하지 않은 노동조합 필증 교부, 코로나 방치 아이 교육평등권 보장, 학원과 사교육으로 내모는 코로나 교육 정책 중단 등을 촉구했다.
수도권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과 일주일 만에 2학기 등교수업 권고는 무산되었고, 교사들은 등교수업 확대에 따른 학사 일정을 준비 중이었지만 다시 원격수업 콘텐츠 제작 등으로 방향을 틀었다. 돌봄교실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종잡을 수 없게 된 코로나19 사태에 교육 당국을 비롯한 정부는 다시 한 번 큰 위기를 맞았고, 정확하고 발 빠른 대처를 요구받고 있다. 이에 학생과 교사 등 국민의 안전과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방과후강사 등 교육 비정규직 인력에 대한 대책은 깜깜 무소식이다. 그들은 국민이 아닌가. 필요할 때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 학교로 모두 들어와야 한다고 해놓고 위기 상황에서는 계약조건과 다른 임금을 지급하는 등 앞뒤가 다른 태도는 도리에도 어긋난다. 모두의 입맛에 맞는 대응책을 당장은 내놓을 수 없더라도 최소한의 소통하려는 모습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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