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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일자로 부임하시고 나서 학교가 개혁의 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학교에서 실행하실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으셨을텐데.

-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한다는 게 참 어렵죠. 우선 학교 다녀야지 학원 다녀야지 숙제해야지. 오히려 그런 것들이 스스로 학습할 기회를 빼앗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에 이 학교에 부임했는데 전 학교에서 근무할 때도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습장을 쓰도록 했고 교육효과를 톡톡히 봤죠.
일본의 기사를 보니까 시골 학교인데도 학부모, 교사, 지역 인사들이 힘을 합쳐 스스로 공부 할 수 있는 바탕이 잘 마련되어있더군요. 그걸 보고 더욱 분기탱천해서, 우리도 한번 해보자. 강압적으로 하지 말고 학생들이 부담가지지 않는 선에서 시작해보자. 하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학교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연수도 늘어났습니다. 교원 분들의 호응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 초기 반발은 말도 못합니다. 부장교사부터 저항했죠. 한분씩 설득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여기 있는 목적이 뭐냐, 아이들에게 좋은 건데 한번 해보자. 정 못하겠으면 그 반 교사는 빠져도 된다. 이렇게 말하니 각자 자기 반은 빠질 수 없다고 참여하시더라구요.
하나씩 바뀌어가다 보니 점차 교원 분들이 따라와 주시더군요. 이제는 “막상해보고 나니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다”라고 말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외에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편하게 해드리려고 최대한 노력합니다.

지역적 여건부터 파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시행하시고 있는 학교 프로그램에 지역적 여건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습니까.

- 지역적으로 주변이 아파트단지라서 교육열이 높습니다. 이 같은 교육열을 학교로 이끌고 사교육을 감소시켜야 겠다고 판단했죠.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올해 초에 조사한 사교육 현황에 대한 연말 평가가 있게되면 학교 프로그램이 사교육경감에 얼마나 효과를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화인증제의 경우 호응도가 상당합니다.

- 저조차도 영어는 힘이 듭니다. 영어는 자신감 있게 표현하는게 중요하죠. 학생들이 부담없이 자신감있게 영어를 접하게 하기 위해 짤막한 영어 줄거리를 외우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호응도가 높아져서 이제는 권수를 늘리고 있습니다.

당현초등학교는 애국조회에 교장선생님 훈화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 본교에선 교장훈화대신에 각 학급 임원들이 그 주에 애국조회를 대신합니다. 학교 임원들에게 책임감을 키워주는 겁니다. 학생들이 이끌어가는 조회시간이 되는거죠. 교육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것을 찾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고정관념을 탈피한 아이디어가 나온거죠. 호응도가 상당히 높고 애국조회시간을 학생들이 기다리는 수준입니다.

학교의 개혁적인 분위기에 대해 학부모 평가는 어떻습니까.

- “학교가 달리지고 있다. 내실 있어 보인다. 전시행정이 아니라 아이들 교육에 실질적으로 집중하고 있어 좋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교장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더 찾아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혁의 중심에 서계십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 내년부터 주 5일제가 전면 시행됩니다. 교과부에서도 걱정하는 것이 토요일 날 잘못하면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내게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2학기 동안 내년부터 토요일 날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해야만 아이들을 학교로 불러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한창입니다.
학교가 체육관과 잔디구장 등 여건이 좋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을 위한 예체능 프로그램과 여자 아이들을 위한 음악분야 등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교과 공부보다는 예체능 위주로 다양한 부서를 만들어 토요일 날 학원에 가서 공부하지 않도록 학부모에게 충분히 홍보하고 진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