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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곡 전재학(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 산곡남중 교장)

최근 영국의 가디언의 보도에 의하면 교육부 장관 브리짓 필립슨은 “학업성적이 높은 것만으로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영국의 학교들이 학업적 성공에 대한 ‘협소한 시각’을 버리고 학생 웰빙을 우선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한 "시험 결과는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지만 A+ 성적만으로는 젊은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며 "이전 정부가 터널 비전(tunnel vision)을 가졌던 것에서 우리는 시야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행 우리 교육에 시시하는 바가 매우 크다. 최근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교육개혁, 본궤도에 올랐다”고 선언하며 “융합형 미래 인재 양성 위한 새 교육 틀을 세울 것”이며 “청년 장학금 확대하고 일자리도 늘릴 것”이고 “내년 의대 정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됐다”며 “26년도 의대 정원은 의료계⋅협의체 의견 논의를 통해 지켜보겠다.”고 언급하는 등 우리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을 밝혔다. 양국의 교육이 우선하는 방향과 철학이 언뜻 보아도 다르고 또 우리 교육의 성과에 완전 동의하기에는 갈 길이 멀지만 최근 교육부의 다양한 추진과 노력까지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현재의 우리 교육 정책은 분명히 우선적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교육이 정권의 입맛대로 되고 상명하복의 지시 체계에 따라 과거처럼 순응적인 태도를 답습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먼저 현재 초중고에서의 교사의 위상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최근 젊은 교사들과 경력 교사조차 교직을 떠나는 경향이 일반화되었다. 낮은 사회적 대우와 보수에 대한 박탈감과 학부모의 갑질과 민원, 아동학대 신고, 교권 추락 등에 따른 교사의 스트레스와 하루하루 버티기에 너무 번아웃 상태라는 것이다.

정부는 과거의 교사들은 사도(師道)를 행하며 보람과 만족도가 높아 스승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품격을 지키며 잘 해왔는데 최근 교사들은 지나친 것이 아닌가? 라는 반론으로 현재의 교사 문제와 교육위기를 해결하려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현재 유초중고 교육의 위기도 의대 교육 위기처럼 심각하다. 교사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다’라는 절망감과 포기가 압도하고 있다. 왜냐면 비록 지혜롭고 용기 있는 교사라도 모든 교육활동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를 교사의 책임으로만 추궁하는 것은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켜 교육활동을 정체 내지 후퇴시키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행복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모든 교육활동이 그 과정 자체를 즐기고 행복을 느끼는 적극적인 참여가 부진하고 형식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다반사다. 이는 비교적 진로진학에 자유로운 혁신학교에서도 예외 없고 이 또한 학교별, 지역별로 격차가 심하다. 예컨대 서울과 수도권의 대도시 초등학생들이 지방 유학과 체험학습 요구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지인과 도시인의 사고 격차가 커서 양자 간에 불협화음과 위화감이 생각보다 크다.
이제 학교는 학생들의 참여와 소속감을 높이고 특별 학습이 필요한 학생 수의 증가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야유회나 소풍 등과 같은 순간의 행복추구를 위한 교육활동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얼마나 알차고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이를 빈틈없이 운영하느냐 하는 실행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모든 학교에서의 ‘소속감과 웰빙 의식의 고취’가 매우 중요하다.

학교는 학생들이 자고 일어나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교육활동과 만족도를 높이는 행복교육이 필요하다. 꿈과 희망, 적성이 제각각인 아이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충분히 성장하는 교육 시스템은 학교 성적이나 상급학교 진학, 미래의 출세와 성공을 위한 가치보다 우선이어야 한다. 어려서 일찍 웰빙을 경험한 아이는 성인이 돼서도 웰빙을 추구할 경향이 높다. 마치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그 맛을 알고 더 찾는 것과 같다. 우리 교육은 빈부 차이에 의해 교육기회를 잃는 아이들이 없도록 모든 학교에서 ‘유교무류(有敎無類)’의 교육으로 소속감과 웰빙 의식을 고취하고 교육 사다리의 희망을 키우는 교육을 우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