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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보는 서울교육계의 시각은 복잡 미묘하다. 주민투표의 본질이 무상급식 찬성이냐 반대냐 에서 곽노현 교육정책에 대한 중간평가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포퓰리즘 공방이 치열하지만 교육계 내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 1년간 곽노현 개혁의 직접적 대상이 됐던 교육계로서는 그의 대표적 공약인 무상급식을 보는 시각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곽교육감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사활을 걸다시피 주민투표 거부 운동을 펼치고 있으나 정작 시교육청 안팎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공무원들의 투표 개입이 철저히 금지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곽 교육감 정책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그들을 더욱 냉랭하게 만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청 직원들은 곽교육감 정책에 대한 불만이 이번 주민투표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상급식이 아니라 곽교육감이 평가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교육현장의 분위기는 정년단축때 처럼 강한 반감과 불신을 갖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체벌금지와 무차별적인 감사, 설익은 교육정책들은 교장등 관리직은 물론 일선 평교사들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교육청 내부 직원들의 이반 현상은 더욱 심하다. 인사철만 되면 너도나도 본청에서 빠져 나오려 안간힘을 쓴다. 예전엔 승진에 유리한 본청 근무를 선호했으나 지금은 정반대 현상을 보인다.

‘문고리 권력’이란 말이 여기선 옛말이 된지 오래다.

교육혁신을 향한 강한 개혁의지가 독불장군의 좌충우돌로 비쳐지는 지금, 곽교육감의 리더십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는 24일 주민투표에서 이같은 반 곽노현 정서가 어떻게 투영될지 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보일지는 현 단계로선 가늠하기 힘들다.

다만 상당수 교육계인사들은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교사 10% 퇴출 공약을 내걸었다가 곽교육감에게 패배한 이원희 전 교총회장의 경우를 예로 들며 만만치 않은 파괴력을 보일것 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민투표에서 무상급식 찬성의견이 많거나 투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곽 교육감은 남은 임기동안 거칠 것 없는 무한질주르 보일것이 틀림없다.

반면 반대의 경우라면 그가 추진하는 보편적 복지는 보수진영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면서 레임덕등 급격한 위상추락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