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박근혜대통령이 국사를 수능과목에 포함시켜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언론사 논설실장들과 가진 오찬에서 나온 말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자란 사람은 혼이 없는 사람” 이라면서 “중요한 국사 과목이 대입 수능시험에 딱 들어가면 역사교육논란은 깨끗하게 끝나는 일이다. 관련부처와 논의를 해서 대입 평가기준에 들어가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발언소식이 전해진 10일 오후 교육부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사가 수능에 포함되면 학생들 학습부담이 커지는 탓에 난색을 표명해온 교육부로서는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수능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사탐에서 국사를 빼내 별도의 입시 반영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교육부다. 이과생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수능 필수 과목에서 빠져 있는 다른 과목들의 불만을 다독여야 하는 것도 교육부 몫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또 한자교육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어를 독학 할 때 한자가 굉장히 도움이 됐다면서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글학회와 시민단체등에서 조기 한자교육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에 나온 박 대통령의 발언은 한자교육 논란을 더욱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박대통령은 취임이후 여러차례 교육현안에 대해 단정적인 발언을 해왔다.
지난 4월 에는 “친절한 교과서”를 강조하면서 “너무 교과서가 간단해 전과 등 참고서를 보지 않으면 알아듣기도 어렵다.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교과서, 더욱 충실한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참여하는 분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교과서 외의 것은 절대 출제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교과서가 더욱 발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 했다.
3월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는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유아교육기관 비리와 관련, “특별활동 학습비 등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련 정보를 전부 공개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아교육비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데도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정보공개 등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교육계는 박 대통령의 잇단 소신 발언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간섭 하고 결정하는 만기친람형 통치 스타일에 대한 거부감이다. 교육문제는 이해당사자가 민감하게 얽혀있고 정책 결정이 미치는 파장 또한 광범위해서 무엇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분야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 되기 보다는 충분한 의견수렴과 검증 절차가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생략되고 무시된 경우 실패로 끝난 사례가 대부분인 것 또한 사실이다.
국사도 중요하고 한자교육도 필요하고 친절한 교과서가 나오면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교육전문가와 주무부서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일들이다. 교육은 총론보다 각론이 어렵고 중요하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고, 대안은 더욱 어려운 것 또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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