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5학년 때 중학수학 끝냈다”, “초등과정 없는 초등 수학학원”, “초3·4학년 때 오십시오, 초5·6학년 때는 늦습니다” 등 선행학습을 부추기고,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사교육 업체들의 일명 ‘나쁜 광고’가 시민들 제보로 잇따라 공개됐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은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사교육 조장하는 학원 광고 사진 찍기’ 캠페인 결과를 지난 8일 공개했다.
선행교육을 부추기는 광고의 대표적인 예로 “선행학습이 강한 00수학학원”, “과학고 진학을 위한 과학 선행 전문 00과학학원” 등이 제보되었고, “바뀐 학교시험으로 아이에게 벌어질 청천벽력을 대비하고 계십니까?” 등 입시와 관련된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부추기는 광고도 지적되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교표를 광고에 넣어) 동문이 되시겠다면 선택은 단 하나!! 00학원”, “이 버스의 종점은 SKY입니다”, “1등 학생들이 타고 있어요”라고 학원 통학차량에 현수막으로 내걸은 광고 및 학원 건물에 붙인 대형 합격자 현수막들도 제보됐다.
한 네티즌은 “이런 현수막들이 입시고통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다”며 “가끔씩 우리아이가 저 대열에 끼어야 할텐데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던 기억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 고등학교 심화반 명패에 “飛上 Reach for the S.K.Y”라고 달려있는 것을 학생이 제보한 사례도 공교육 현장이 제보되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최근 ‘친구가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아’라는 문구로 논란이 되었던 한 대형 입시업체의 광고가 누리꾼들의 시정 요구로 해당 광고를 교체하는 등 사교육기관의 비교육적 광고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발표한 국민여론조사에 따르면,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가장 큰 이유로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사설 학원의 홍보와 선전 때문(27.1%)’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상진도보다 빠른 학교 교육 과정’과 ‘진도보다 빠른 문제가 포함된 학교 중간·기말고사’ 요인을 꼽았다.
단체는 “공교육 기관의 선행교육 규제는 반쪽짜리이며, 반드시 사교육 기관의 선행교육을 규제하는 법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수년간 지속되어 온 사교육 업계의 비교육적인 광고는 업계의 양심에 맡겨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현재 학원법은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서만 규제하도록 하고 있는데, 앞으로 비교육적이고 비윤리적인 광고 또한 규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함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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