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지출해야 하는데 계속 오류만 뜨니 기다리다 기다리다 결국 다음 날 이체한 적도 있습니다. 막상 써보면 편하긴 한데, 될 때보다 안 될 때가 많으니 답답하기도 하고…솔직히 짜증나죠.”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4월부터 EFT(에듀파인 전자자금이체) 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한 가운데, 학교 현장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잦은 오류로 인해 오히려 업무가 증가한다는 것.
경기도 소재 A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행정실무사 김 모 씨는 “지난주 내내 오류 때문에 EFT 업무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안되면 일반계좌이체로 변경하면 되지만, EFT에서 일반계좌이체로 변경하는 작업도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전면시행이라고 해서 함부로 일반계좌이체로 변경하기도 조심스러웠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역시 경기도 소재 B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행정실무사 최 모 씨도 “경기도 학교 전체가 EFT를 사용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거 아니겠냐”며 제도가 시간을 두고 탄력적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면시행을 하려면 그만한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무조건 하라고만 하니 업무만 늦어져 답답하다”는 것이다.
행정실무사 박 모 씨는 “마치 복불복 같다”고 EFT 오류에 대해 꼬집으며 “아무리 학교회계 투명성을 위한 거라지만, 대량이체를 막아놔 급여나 여비 지급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3일 학교현장에 한시적으로 EFT 지출 업무 사용을 중지한다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EFT가 오류 난다고 해서 당장 업무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제도 초기의 오류사항을 조금만 인내해주었으면 한다”며 현재 EFT 안정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대량이체에 대해서는 “회계사고가 잦은 만큼 학교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일선학교에서 불편하더라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EFT 시스템은 2010년 9월 교과부, 금융결제원, 시중은행이 구축․도입한 전자금융서비스로 징수결의, 원인행위, 수입․지출 등 모든 회계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고, 결재 없이 무단으로 자금을 인출하거나 등록되지 않은 계좌 송금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4월 “학교회계 업무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각급 학교 EFT 사용을 의무화했다.
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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