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처음 제안된 입학사정관 전형은 2008학년도 10개 대학을 시작으로 도입돼 2013학년도에는 124개 대학 49,188명의 학생이 선발되었다.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이 교육 현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한 언론매체의 입학사정관제 폐지 보도 이후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입학사정관제 6년을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지난달 25일 마련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안상진 부소장은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으로 학생이 학교에서 한 진로활동, 봉사활동, 독서활동, 리더십활동, 체험활동, 동아리활동 등이 의미 있게 평가되기 시작했다”며 “학교 현장을 공부만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도 중시되는 흐름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적으로 평가해 공정성과 객관성만을 중시하던 평가 방식에서 잠재력과 적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이제는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수업 변화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룰 수 없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각 대학의 세부 전형요소가 지나치게 다양화 되어 수험생의 입장에서 내신 성적과 동시에 교내외 활동, 실적, 봉사, 리더십, 동아리, 어학능력 등의 학교안팎 스펙, 면접과 수능까지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된다.
봉사활동, 학생회 활동, 독서기록 등이 평가의 대상이 됨에 따라, 시간 채우기에 급급한 현상이 발생하는 등 비교과 활동 경쟁이 과열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안상진 부소장은 “예전에는 특색 있다고 했던 활동들이 이제는 기본으로 생각되고 거기에 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끊임없는 압박감을 받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제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학교에서의 스펙만을 믿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양한 활동을 찾아 시키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질적 차이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4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는 성취평가제가 시행됨에 따라 지금과 같이 학생부 교과 성적을 단순히 정량적인 점수로만 활용하기 어렵게 될 예정”이라며 “학생부 자료는 자연스럽게 입학사정관제의 정성적인 평가에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과 관련, 연세대학교 입학사정관 박정선 특임교수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복잡성에 대해서는 최근 대학들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전형 간소화에 대한 논의에서 편의주의적 획일성은 경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입학사정관 협의회에서도 명칭을 통일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대학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실시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며 “다만, 중심 평가요소를 2가지로 한정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1318대학진학연구소 유성룡 소장은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내 비교과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이나 제도가 마련되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미비했다는 점, 입학사정관제의 관리감독과 감사 및 평가 기능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며 “중고등학교 현장에 성적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중시하는 경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고 언급했다.
함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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