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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谷 전재학
前 인천산곡남중 교장

우리말 사전에 의하면 ‘행복(幸福)’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는 ‘기쁨’ ‘다복’ ‘복’과 동의어로 혼용된다. 그런데 흔히들 사람들은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듣기에 따라서 행복은 도달하기 어려운 저 너머에 있기에 끊임없이 두드리고, 열어서 구해야 한다는 느낌이 든다.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곡 <파랑새>에서는 아이들이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실패한 후 집에 돌아왔더니 사실 파랑새는 집에 있었다는 결말로 끝난다. 아이들이 파랑새를 곁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한 건 파랑새가 뭔지 몰랐기 때문이다. 또한 <꾸베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은 행복을 찾아서 전 세계를 돌면서 특별한 과정과 심지어는 생사를 넘나드는 여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종국적으로 행복은 주변에 가까이 있고 또한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일찍이 사람들은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라 하여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으로 그만큼 모든 일에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언급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행복은 어려서부터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고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청소년에게 ‘행복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다가온다. 흔히들 속된 말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고 하듯이 행복 역시 마찬가지다. 일찍이 탐험가 제임스 쿡과 함께 세계를 일주했던 계몽주의 사상가 게오르크 포르스터는 당시 세상을 가장 많이 보고 “행복한 아이는 행복한 어른을 만든다”라는 결론을 남겼다. 이는 곧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나라를 세울 수 있다는 교육입국의 사상과 맥락을 같이 한다.

행복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왜냐면 그만큼 우리의 청소년은 경쟁에 의한 한 줄 세우기 교육으로 인해 더 행복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충분한 연습과 훈련에 의해서 가능한 일이기에 교육적으로 의미가 크다. 왜냐면 어떤 것이 행복한 삶인지 다양한 유형의 학습과 함께 이를 경험하는 연습과 훈련은 좋은 습관으로 길러지고 몸과 마음 특히 뇌에 입력됨으로써 후에 행복한 삶으로 연계되기 때문이다. 행복에 관해 널리 알려진 연구에서도 “지속적인 행복에는 유전자가 50%, 환경 10%, 자발적 행동이 40%의 영향을 미친다”고 전하고 있다. 그만큼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행복추구의 결과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시험능력주의가 지상천국이 된 이 땅에서 지극한 경쟁교육에 노출되어 각자도생의 정글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행복교육’이란 특별한 교과과정이나 교육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디자인하여 실행할 필요가 있다.

즉, 우리의 아이들이 학습을 통해 알게 된 행복해지는 행동들을 하나씩 실천한다면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행복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다. 북유럽의 덴마크는 이미 ‘행복교과’ 교육을 실시하여 아이들에게 만족과 기쁨을 주는 ‘오늘은 행복한 날’ 즉, 행복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오연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따라서 교사와 학부모는 보다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여 이 땅의 아이들을 위한 ‘행복교육’의 동반자이자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 공부도 행복한 상태에서 훨씬 효율적이고 가치가 높다는 행복 가치론이 최근 경제 분야에서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제 행복한 순간들을 학교공동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만남과 소통의 시간을 프로그램화해서 서로 행복 찾기 이야기를 많이 나누자.

과거의 참고 인내하며 버티는 고통교육으로 훗날 행복을 얻고자 하는 보상 의식은 이제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보다 효능이 큰 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부분의 학교가 단지 두루뭉술하게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즉,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학교교육의 목표로 삼기보다는 교육과정 운영에서 행복교육을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교과’ 교육으로 독립된 영역을 구축하는 교육혁신이 이루어지기를 제안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