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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谷 전재학
前 인천산곡남중 교장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다.” 이 말은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어 쓰인다. 이렇듯 ‘교육과 미래’와의 함수 관계는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조화를 이루어 언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말의 진심은 무엇일까? 간략하게 후세대를 교육할 때 성장에 맞추어 기다려주고 때에 맞게 지도하고 미래까지 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함을 말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아이들은 성장의 속도가 각자 다르다. 그런데 똑같은 방식을 적용해 줄을 세우거나, 남과 비교하면서 다그치는 등의 방식은 아이들의 꿈은 물론 바르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은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기다려주는 미학이요, 바람직한 인성을 갖춘 역량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국가 철학이자 경영이어야 한다.

A 선생님, 근무하는 책상 위에는 지구 사진이 걸려 있다. NASA가 우주에서 찍은 창백한 지구의 모습이다. 왜 지구 사진을 걸어 놓았냐는 질문에 그는 “지구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집입니다. 아름다운 지구가 날로 오염되고 파괴되어 갑니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보면서 늘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라고 말한다. 미래를 살아갈 후손에 대한 배려, 그것이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의 책무라 여기는 것이다. K 선생님, 늘 미래를 말하고 미래에 대해서 생각한다. 독서를 통한 미래 인재의 육성, 이것이 그의 지론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한다. 그 길은 당연히 미래를 살아갈 지혜다. L 선생님, 흰 가운을 입은 천사로 알려진 그는 학생과 교사의 건강을 책임지고 늘 건강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그의 말 한마디, “건강을 잃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세요.” 역시 미래에 대해 대비하는 지혜다. 미래를 준비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지혜꾼인 교사는 미래를 말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미래를 위해 행동한다.

그럼 우리 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첫째, 기다림을 간직해야 한다. 집 나간 며느리도 불러들이는 전어는 가을철의 별미다. 그러나 전어는 뼈가 많고 손이 많이 가는 생선이며 살이 약해서 구울 때는 한쪽이 익을 때까지 진득이 기다렸다가 뒤집어야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요리가 되어 그 냄새에 못 이겨 고된 시집살이를 피해 집을 나갔던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하지 않는가. 이처럼 정성과 함께 기다림은 ‘빨리빨리’라는 국민적 DNA를 소유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우선 요소다.

둘째,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 교육제도는 너무 자주 바뀐다. 장관과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덩달아 바뀌는 제도는 정치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가치, 바로 인간다움의 실현은 교육이 추구해야 할 사상이고 목표다. 그러기 위해 지나치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성적과 출세를 위해 모든 것을 소모하는 소비적 경쟁교육은 지양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날마다 함께 성장하는 생산적인 경쟁교육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아이들과 함께 꿈을 꾸어야 한다. 아이들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꿈을 꾸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꿈꾸기를 주저하고 두려워한다. 그것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죄악시하는 문화 때문이다. 꿈을 꾸되 단지 무엇이 되겠다는 명사의 꿈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떻게 살고자 하는 행동 철학인 동사의 꿈을 꾸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를 실현하도록 격려하고 연대하여 함께 해야 한다. 이는 모두를 위한 상생(win-win) 교육의 구현이다.

우리는 세상의 변화에 맞춰 자신도 끊임없이 변화하려 한다. 미래학자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어떻게 세상이 변할 것인지 메시지를 전한다. 교사도 또한 미래학자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겪지 못한 디지털 대문명 시대의 문화대혁명이 찾아올 것을 대비하여 준비하고 대처하는 교육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미 우리에겐 위기를 철저히 대비해 극복한 역사로 국난을 극복한 전력이 있다. 바로 23전 23승의 불퇴전의 신화가 그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철저히 준비하는 교육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