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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윤
대한민국교원조합 사무총장

최근에 나오는 뉴스를 보기가 두렵다. 교권이 무너진 정도가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이 무너졌다.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이라는 교육의 본질은 사라졌다. 본분을 잊은 학생,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는 교사, 악성 민원을 넣는 학부모들이 많다. 이래서는 교육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미래도 없을 것이니 무너진 교육을 바로잡고, 끊어진 신뢰 관계를 되살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여야 한다.

먼저,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올바른 지식과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바른 교사, 실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갖춰 얻은 신뢰로 교권을 신장시키는 진짜 교사가, 잘한 것은 칭찬하고 바르지 못한 행동은 바로 잡아주는 어른 교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수업을 팽개치고 광장으로 나가지 않는, 학생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명감 있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교사가 먼저 바른 모습으로 교단에 서 있을 때, 학생들도 학생의 본분을 지키고자 노력할 것이다.

선배는 후배를 아끼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며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관계 바탕의 교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일, 궂은일을 먼저 나서서 하는 능력 있는 선배교사가 되어야 한다. 경력이 많고, 업무에 대한 숙련도가 높은 사람이 더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교직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저연차 교사는 학생지도, 학급경영, 교육관을 설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후배들도 선배에게 물어보며 배우고, 선배를 믿고 따르는 열정 있는 교사가 되었으면 한다.

권리를 앞세우기 전에 의무를 먼저 다하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다른 학생의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인권 침해이며, 학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알아야 한다. 모두가 잘못되는 방향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교칙과 교사의 훈육을 따르는 책임과 도리를 다하는 학생이어야 한다. 내가 소중한 만큼, 동료와 선생님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며, 나의 인권을 무기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더해 선량한 다수의 학생들이 피해를 보며,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일부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 나만의 인권을 무기로 다른 학생과 교사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학교 밖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많은데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많다. 부모가 보아도 학생인권조례가 옳지 않다는 거다. 일부개정의 움직임이 있는데, ‘학생인권조례’라는 이름 자체가 남아있어서는 의미가 없다. 이미 10년이 넘게 ‘학생인권조례는 이런 것이다’라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는데 일부만 개정해서는 효과가 없다. 폐지를 하는 것이 옳다. 과거의 방법으로 학생을 지도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교칙이나, 학교 구성원의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데, 학생인권조례가 단위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각종 폐해를 낳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는 그대로 두고 거기에 대응하는 다른 조례를 만드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폐해를 낳은 것은 과감하게 폐지하고, 교육의 주체로서 학생, 학부모, 교사의 책임, 의무, 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예컨대 교사인권조례처럼 어느 특정 집단을 위한 조례가 또다시 제정되는 건 문제해결의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학부모와 교사는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학부모는 교육과 학교의 발전을 위해 정중하게 요구하는 매너를 갖추고, 교육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정중한 학부모의 요구가 교육과 학교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학교와 교사는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어야 한다. 아이들을 망치는 가치관과 이념을 주입하는 교사의 퇴출을 요구하는 건전한 민원이라면 학교와 교육당국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부당한 악성 민원과 소송을 일삼는 학부모는 설 곳이 없도록 학부모들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인권이라는 방패막에 숨어 책임이 없는 권리만 외치는 것은 교권 침해 뿐 아니라 학습권 침해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고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애써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교권은, 교육은 한 번에 어떤 한 가지 이유로 무너지지 않았다. 어쩌면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의 책임일 수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이 본분을 다하면서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자 노력할 때, 교권과 교육이 모두 바로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