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호
장대현중고등학교 교장
부산 강서구 신호동의 장대현중고등학교(교장 임창호·사진)는 지난 3월 2일 개교식을 열고 정식 대안학교 인가를 받았다. 2015년 탈북학생 대안교육 위탁기관으로 지정된 후, 지난해 전국에서 4번째이자 영·호남 지역 유일의 탈북대안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올해부터 중학교 2학급, 고등학생 2학급의 기숙학교로 운영한다.
장대현학교의 처음 시작은 20년 전인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 고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임창호 교장은 탈북민 자녀들을 위해 주말마다 고신대의 빈 강의실에서 방과후학교를 통해 교육의 문을 열었다.
탈북민 자녀들은 제도적으로는 국내 학교에 갈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했고, 그들 중 다수가 학업을 포기했다. 임창호 교장은 사회에 쉽게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탈북민 학생들에 대해, “정서적으로 환자와 다름없다. 환자를 바깥에서 뛰어놀게 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먼저 해야 하는 것처럼, 탈북민 청소년들 역시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라며,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들과 동질감을 가질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했다”라며, 주말 방과후학교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장대현학교가 주중에도 수업을 시작한 것은 2014년 대안학교 개교부터이다. 다음 해인 2015년 부산시교육청에 의해 탈북학생 대안교육 위탁기관으로 지정됐고, 올해 정식 대안학교 인가를 받아, 일반 학교처럼 정규 교과 수업을 받고 졸업한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고 대학 진학이 가능해졌다. 지난 2일 열린 개교식에는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 김도읍 국회의원, 김형찬 강서구청장 등이 참석해 학교와 학생들의 미래를 축하해줬다.
시교육청은 학교의 효과적인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교과서 지원, 학습용 태블릿 PC 보급, 전자도서관 구축, 일반 학교 운동장 공동 사용, 다양한 통일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교육활동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윤수 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장대현중고의 정식 개교를 위해 힘써 주신 모든 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모든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 단 한 명의 아이도 교육 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촘촘한 교육 희망사다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작년 여름, 가덕도에서 캠프를 가진 학생들
동교는 학생들에게 일반교과뿐만 아니라, 기초수학, 기초국어, 생활영어, 컴퓨터, 통일 교육, 음악/미술 등 대안 특성화 교과수업,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활동, 체험 학습 및 해외 이동수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임창호 교장은 학생들에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은 극복의 대상이다. 자신을 믿고 당당하게 나아가라”며, “우리 학생들은 미래 통일 시대의 주역이다. 남한과 북한 양쪽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 학생들이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다”라고 격려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들에 대한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며, “자유민주를 강조하는 대한민국에서 이 학생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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