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무성영화시대가 개막되었을 때, 스크린에 투영되던 ‘움직이는 사진’은 그야말로 사람들에게는 충격이었다. 1980년 컬러 TV의 등장 역시 오랜 시간 흑백에 적응해 살아 온 사람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이어서, TV 속 뉴스앵커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 그 순간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 가상현실, 증강현실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람들은 이런 마법 같은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했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 기술은 우리 삶 속에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이제는 어떤 신기술이 나와도 놀라지 않을 경지에 이르렀다.
[무성영화시대 움직이는 기차 영상]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은 말 그대로 가상 세계를 그래픽 등을 이용해 현실과 같이 만들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고,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3차원의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즉, 가상현실은 가상의 공간과 사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증강현실은 현실세계의 환경 위에 가상의 대상을 결합해 현실감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은 글자 그대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융합된 형태, 즉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정보를 결합해 실물과 가상의 객체들이 공존하는 새로운 환경이나 공간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증강현실을 이용해 현실 속에서 가상의 체스를 두는 모습]
가상현실은 최근에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이미 1960년대부터 가상현실에 대한 연구들이 시도되었지만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여건들이 충족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컴퓨터, 통신 속도, 3D 센싱(sensing)기술,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고 융합되면서 현실을 실감나게 재현해낼 수 있는 그래픽 기술을 갖게 되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가상 세계에 접속해서 현실 세계에서처럼 시각, 청각 등의 감각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혼합현실을 이용해 바닷가에 출현한 고래]
1990년에 개봉한 영화 ‘토탈리콜’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의자에 앉아서 영화를 보듯이 화성을 여행하는 이야기는 이제 현실이 되었고, 게임, 역사교육, 우주여행 뿐 아니라 가상의 모델하우스 제작, 직접 체험하기 힘든 위험한 실험이나 특수훈련 등에서 이 가상현실 기술은 적극 활용되고 있다.
2016년 7월, 세계를 놀라게 한 ‘포켓몬고(Pokémon Go)’는 증강현실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데, 이것은 포켓몬(Pokémon)이라는 기존의 캐릭터에 증강현실의 기술을 더해 남녀노소가 현실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게임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속초, 울산 등에서 출현하자마자 그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 <포켓몬고> 열풍은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증강현실 에 대해 거부감 없이 가깝고 편리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그리고 혼합현실의 기술에 대한 효용가치는 이것을 실생활에 활용함에 있어서 비용절감은 물론이고, 우리의 삶에 제공할 편의와 즐거움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다음 호에서는 인공지능의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인공지능의 발달이 우리 삶에 가져온 놀라운 변화, 그리고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를 예측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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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니스트 김혜영(sweetcandice@hanmail.net)
KAIST 신소재공학 전공 학·석사학위를 받고 KAIST 홍보이사, KAIST 입학사정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엠지텍 부사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잉글리쉬나라 대표,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 창업지원센터장을 역임했다. 용인 관내기업의 창업지원 및 용인시 초·중·고 IT/SW코딩교육을 총괄 운영했으며, 4차 산업혁명 전도사로서 활발한 강연을 펼치고 있다. 현재 ㈜비주얼넷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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