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 왕따의 이유
선생님 한 분이 심각하게 상의할 게 있다며 면담 요청을 해 왔습니다. 아이들이 두 패로 나뉘어 서로 갈등이 있다 합니다. 몸이 불편해 지난주 병원에 입원했다가 온 사이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아이들 개별상담을 요청했습니다.
한 아이를 먼저 만났습니다. 상담실에 온 민지는 자리에 앉자마자 “담임선생님이 상담을 요청했나요” 라며 조금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갑자기 묻는 말에 대답을 얼버무리고 웃었습니다. 민지에게 책상 위에 있는 동전을 가져가서 손 밑에 동전을 숨겨 어느 손에 동전이 있는지 맞춰 보라 했습니다. 한 손을 가리키는 민지에게 손을 뒤집어 보라 했습니다. 내 손을 뒤집고 손에 동전이 없자 ‘어!’ 하며 웃었습니다. 역할을 바꿔 할 땐 내가 손 밑을 보자 선생님이 손을 봤다며 다시 하겠다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민지에게 물었습니다. 최근 해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한참 생각하더니 전학, 친구가 문제라 합니다. 문제들에 대한 느낌을 적게 했습니다. 전학은 피곤하고 지친다 했습니다. 친구는 짜증이 난다며,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민지와 친구 문제에 대해 감정조절 연습을 했습니다. ‘나는 비록 친구 때문에 왕짜증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를 온전히 마음속 깊이 사랑합니다’를 쓰고 눈을 감은 뒤 3번을 같이 복창했습니다.
민지는 마음이 열렸는지 초등학교 때 이야기를 했습니다. 5학년 때 친구들이 나를 만지면 썩는다고 괴롭혀 참 힘들었다 합니다. 지금은 그 애들이 사과해 마음이 풀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민지는 또 아이들이 자기 보고 뒤에서 뭐라고 하는 것 같다며 몹시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참는다는 다짐을 했지만, 기분이 나빠지면 걷잡을 수 없다 했습니다. 그래서 상담 끝에 한 가지 정한 것이 ‘걔네는 걔네일 뿐이고 나는 나니까 신경 쓰지 않고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있을 때 무시하고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실패 하면 실패한 대로 문자를 보내기로 약속했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3시간이 지나자 ‘무시했어용’이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예쁘다는 소리를 좋아하는 민지에게 ‘예쁜 민지 정말 잘했다’고 칭찬하는 답을 보냈습니다.
민지는 유명 아이돌 가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할 일을 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기관리가 필요하며 첫째도 연습, 둘째도 연습이라 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많이 편해졌고 해결책이 생긴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민지는 과도하게 친구를 의식∙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친구를 따돌리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우정이라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과도한 애착과 의존은 심리적으로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은 유아기적 생존방법이라고 합니다. 영웅 신화를 보면 주인공들은 공통적으로 가족을 떠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 아이가 반복적으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면 엄마, 아빠에게 과도하게 의존하지는 않는지 먼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렇게 합니다
1. 종이와 불펜을 준비하여 조용한 곳에서 혼자 있습니다.
2.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해 봅니다.
- 최근에 자주 생각한 것 세 가지를 자세히 써 봅니다.
- 당신이 자주 읽은 책 세 권을 써봅니다.
- 당신이 자주 만나는 사람 세 사람을 씁니다.
- 당신이 자주 가는 곳 세 곳을 써 봅니다.
3. 위 내용에 공통점을 찾아봅니다.
그리고 책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4. 활동을 마치고 20분 동안 자기와의 데이트 시간을 갖습니다.
◆ 주의사항
이 활동은 혼자 하는 활동입니다. 청소년인 경우 자주 듣는 노래, 자주 보는 영화 등으로 주제를 바꾸도 좋습니다. 시간은 30분, 장소는 조용한 곳, 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가능합니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기적의 모험놀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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