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욱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교장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교장 김규욱)는 ‘창의적이고 세계적인 기술 인재 육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직업기초능력을 함양하고 다방면으로 자기주도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바른 인성을 지닌 기술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오늘도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모두가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그 현장을 본지에서 찾아 김규욱 교장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 근황 또는 교장선생님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하는지?
2015년 3월 2일자로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에 공모형 교장으로 취임한 지 2년 6개월째입니다. 출근하면 아침 일찍 늘 교정을 둘러봅니다. 학교를 둘러보셔서 아시다시피 웬만한 전문대 수준의 규모와 장비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매일 학교를 둘러보면서 큰 학교의 이모저모를 챙기는 게 저에게는 중요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또 아침 8시에는 수업 받으랴 기능훈련 하랴 늘 열심히 학교 생활하는 기능영재반 학생들과 가끔은 아침운동을 함께 하기도 합니다.
- 교육목표와 그 것을 위한 제도나 시스템이 있다면?
‘창의적이고 세계적인 기술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 목표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자신의 계열에 국한되지 않는 지식의 습득을 위해 기계계열과 메카트로닉스 계열에서 순환·교차 실습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전공을 서로 바꿔서 수업을 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서 문제를 야기합니다. 그러한 문제를 어느 한 시점에서 해결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산업현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이 복잡해짐에 따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어느 한 분야의 문제라기보다 다양한 원인으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문제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우리학교에서는 기계·메카트로닉스 융합교육을 운영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사고의 범위를 넓히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빠듯한 학교교육과정을 소화하느라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인성교육을 위하여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관악반, 락밴드반, 사물놀이, 비보이반 등을 개설하여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동아리반과 토요스포츠 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귀교에서 이루어지는 특징적인 교육(교수법, 타 학교와의 차이점, 시설부분 등)은?
‘산업 수요 맞춤형 인력 양성’이라는 마이스터고 설립 취지에 걸맞게 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를 파악하고 수업시간에 적용하여 현장실무 능력을 배양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현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도 기르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기업 문화를 알아보기 위한 산업체 현장 체험학습과 자신의 진로에 대한 확신과 커리어 패스 확립을 위한 진로캠프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는 ‘글로벌인턴십’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이 미국, 중국 등의 현지 법인에서 수개월 동안 OJT 과정을 이수한 뒤 현장 직무에 투입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 학부모 및 기업체로부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교육 활동은 전국기능대회를 유치할 만큼 훌륭한 교육환경과 여러 선생님의 노고 없이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 방과후학교 운영과 성과는?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의 방과후교육 프로그램은 정규수업과 연계하여 현장 중심의 창의적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학년 전공기초교육, 2학년 실습위주의 전공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3학년 때는 프로젝트 수업을 접목한 전공 심화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업기초능력 향상을 위한 문제해결, 면접·발표 등의 프로그램과 글로벌 사회의 기본소양인 외국어(영어, 일어)과정도 운영 중이며 학생 및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기업 맞춤형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사교육비 절감과 함께 학생의 학습만족도가 높아지고, 학교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었습니다.
- 학부모의 적극적인 학교운영 참여활동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요즘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적극적인 동참 없이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학부모가 학교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먼저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있는 거리감을 해소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학부모들은 선생님과 자녀에 대한 의견을 나누거나 학교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학부모와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학부모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본교에서는 학교설명회, 수업공개의 날, 학부모상담주간, 학부모 자원봉사 활동 등을 통하여 학부모의 학교 방문 기회를 넓혀주어 학교 방문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회의 구성과 운영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지원을 위한 자체 예산을 확보하고 활동 계획을 수립하여 다각도로 학부모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 학교의 전통이나 자랑을 말한다면?
본교는 1979년 3월 개교하여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바탕인 기간산업의 인재를 양성하며 30여 년 동안 공업교육의 명문으로 전통을 계승해 왔습니다. 특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탑 7회, 은탑 4회, 동탑 2회를 수상하는 등 기술교육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리고 2008년 기계·메카트로닉스 분야의 마이스터고로 지정되었고 2년여의 개교 준비기간 동안 지역전략산업의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 탈바꿈하기 위해 지역 유수의 산업체 및 유관기관과의 밀접한 상호협력으로 맞춤형 교육과정과 학과개편을 실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삼성전자 등의 대기업을 필두로 중견기업 및 지역 강소기업에서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하는 등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 교장선생님께서 교직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부모님께서는 아들을 선생님으로 키우고 싶으신 열망이 매우 강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저도 당연히 교육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 뜻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부모님의 바람대로 교직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이렇게 뜻있는 길로 인도해주신 부모님께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교장선생님의 교육관이나 가치관을 말해 주시죠?
34년 동안 교직에 몸담아 오면서 학생 한 명 한 명이 내 자식 같다는 생각으로 생활해 왔습니다. 비록 지금은 학교장으로서 학생들과 직접 숨결을 나눌 기회는 많지 않지만 수십 년 전 교편을 잡고 있을 때의 제자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여전히 애틋합니다. 학교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주민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교육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교장으로서 학교의 비전을 제시하고 학생이 꿈과 희망을 갖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 교직에 재직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초임교사 시절이 그립고 그때가 지금도 생각나곤 합니다. 생각해 보면 여러모로 부족했던 시절이었지만 열정 하나는 남부럽지 않았습니다. 아직 그 때의 제자들이 잊지 않고 찾아 줄 때가 있습니다. 같이 늙어가는 제자들과 함께 옛 이야기를 나눌 때면 마치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제자들을 보노라면 뿌듯해지는 것은 모든 선생님들의 공통분모일 것입니다. 지금은 학교장으로서 후배 선생님들이 저와 같은 공통분모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의 교육관을 펼칠 수 있도록 조력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 교육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나 교장선생님의 견해는?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의 폐해로 인해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로만 하는 인성교육이 아니라 실천하는 인성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저는 모든 교육활동에 이러한 교육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아는 당연한 말이지만 그 누구에게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습관은 가정교육으로부터 시작하여 학교와 사회가 늘 함께 노력해서 길러주어야 할 부분입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평생 직업교육에 몸담아 오면서 깨달은 점은 이제는 학력이 아닌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사회가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인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기술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빨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학벌로 인해 차별받지 않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는 고졸자나 기술자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미비합니다. 하루 빨리 기술인이 진정으로 존중받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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