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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들어 학교폭력 두배 증가…학생 자살도 급증
경쟁위주 교육 치중 인성교육은 오케스트라지원이 고작

전국이 학교폭력의 공포에 떨고 있다. 대구 한 중학생의 자살 사건으로 드러난 학교폭력의 실체는 상상을 초월했다.

천진하고 생기발랄해 보이기만 했던 교실, 그러나 그곳 어두운 구석에서는 잔혹한 폭력이 놀이처럼 자행되고, 꽃다운 아이들이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떠나고 있다.

교육계는 지금 초비상이다. 교과부와 시도교육청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TF팀을 꾸리느라 북새통을 피운다. 위낙 급조다보니 위원 선정이 뒤죽박죽이고 안건 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한 채 회의가 열린다. 코미디 프로그램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다.

또 원인은 제쳐둔 채 결과만 놓고 대책을 세우다 보니 일회성 대증요법만 판친다. 왕따학교를 만들고 학교 폭력신고전화를 개설하는가 하면 학생부에 비행사실을 기록하겠는 설익은 대책들이 쏟아 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강력한 처방을 내놓다 보니 벌써부터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교과부가 내놓은 학생부 기록 방침은 위원회 내부회의에서 낙인효과를 우려하는 반대론에 부딪히면서 시행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학교폭력 전화를 112로 통일, 경찰이 직접 조사케 한다는 아이디어도 학생 범죄자를 양산할 우려가 높다는 비판에 맞딱드렸다.

문제는 교과부 등 교육당국이 학교폭력 사건을 보는 인식이다. 이주호 장관은 지난달 29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교육감 회의에 참석, 일련의 학생 자살사건에 대해 교육계의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학교폭력근절 방안을 제시히면서 교사가 중심이 돼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학부모와 지역사회 등 학교폭력을 없애려는 범사회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작 주무부처인 교과부의 반성과 장관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의 노력과 관심이 부족했다는 점만 부각시키려는 인상이 짙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교육정책에서 가장 비판받은 분야는 경쟁 일변도 교육과 인성교육 부재였다. 특히 인성교육은 MB교육에서 철저히 외면 받는 분야였다.

오죽하면 유일한 인성교육이 학생오케스트라 만든 것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5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오케스트라 연주하는 동안 어두운 교실에선 친구들에게 개처럼 끌려다니며 폭행에 신음하는 울음 소리가 함께 퍼졌다.

통계에 따르면 이 정부 들어서 학교폭력 사건은 2배 이상 늘었고 학생자살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국회 김유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3980건이던 학교폭력 건수는 2010년 7823건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학생 자살도 지난 2006년 108건에서 2010년에는 146건으로 증가했다. 학교폭력 예방센터와 학교폭력피해자가족연대는 교과부의 미흡한 대책 때문에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주호 장관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교육의 중심인 학생들이 연거푸 희생되는데도 교육수장은 면피에 급급한 인상이다. 말뿐인 유감 표명은 안된다. 교사들 탓으로만 돌릴 게 아니라,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정책 실패를 책임지는 이 장관의 떳떳한 자세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