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교장 교감 승진 대상자 선정을 둘러싼 부정행위가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승진대상자를 미리 정해 놓고 근평을 주거나 아예 인사 서류를 조작, 교장 교감으로 무더기 승진시킨 사례들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30일부터 11월 16일까지 2개월 반 동안 경기·대전·충남·경북·울산·부산교육청 등 6개 교육청을 대상으로 '지방교육행정 운영실태'를 감사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르면 근무성적 평정 조작 및 허위서류 작성, 승진 및 자격연수대상자 바꿔치기 등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감 경력평가 점수를 기준보다 높게 부과해 승진 서열을 조작하는가 하면 최근년도 근평 점수가 승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악용, 특정인이 승진에 유리하게 높은 근평을 주는 경우도 지적됐다.
일반직의 경우에도 자신의 부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근평 심사 결정서를 변조하고 부교육감의 결재를 몰래 날인하거나 아예 평정 점수를 조작해 승진한 사례들이 이번 감사에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부정행위가 전국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자행되고 있어 교육당국의 인사비리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근무성적 평정 조작 = A 교육청에서는 근평도 하기 전에 교육감으로부터 승진 및 자격연수 대상자를 미리 지정받은 후 거꾸로 꿰맞춰 근평을 해, 특정인들을 교장으로 승진시켰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근평과 경력점수, 연수성적, 가산점을 합한 순위가 58위인 B 교감을 직전연도 근평점을 1위로 평정,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를 5위로 끌어 올려 교장으로 임명했다.
반면 직전연도 근평을 제외한 순위가 1위였던 C 교감은 전년도 근평점을 155위로 평정, 승진 서열이 26위로 추락하는 바람에 결국 교장 승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뿐 아니다. D 교육청도 승진 서열 81위인 E 교감에게 직전연도 근평점을 3위로 평정, 승진 후보자 명부 순위 18위로 올려, 교장으로 승진시켰다.
감사원은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40조 승진후보자 명부 작성이 기준일로부터 최근 1년 이내 평정점은 50% 반영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F 교육청에서는 고등학교 교감이 중학교 교감보다 교장 자격연수 대상자 선정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확인위원의 평정서를 갈아 끼우는 방법으로 고등학교 교감의 평정점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력평정 부당 결정 = G 교육청은 교감 상응직 경력은 월 0.05점씩 부여하되 6점을 넘을 수 없게 돼 있으나 규정을 변경, H 교감에게 기준점수의 4배인 월 0.2점을 부여하고 상한점도 없애 모두 27.2점의 경력점수를 준 사실이 밝혀졌다.
이 바람에 H 교감은 교장으로 승진했으나 경쟁자인 I 교감은 억울하게 승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J 교육청에서는 교원 승진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교장승진대상자를 입맛대로 결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교육청은 정년 잔여기간이 10.5년인 K 교감에게 정년이 많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교장 승진 임용에서 제외하고는 정년 잔여기간이 12년인 L 교감을 교장으로 임용하는 등 자의적으로 운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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