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벌써 세 번째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취임 이후 1월, 3월, 4월에 걸쳐 뒤죽박죽 교육전문직 인사가 또 등장했다. 인사의 기본도 안 갖춰진 밀실 인사라는 비난이 계속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아랑곳 않는 분위기다.
5일 학생들의 수련교육을 총괄하는 학생교육원장이 교체됐다. 지난 3월1일 부임한 A 원장은 한 달만에 이삿짐을 쌌다. 이번에 교육장이 바뀐 강서교육지원청도 마찬가지. 3월에 온 B 교육장은 한 달도 안돼 교육부로 떠나 버렸다. 이 교육청은 1년새 교육장만 3명을 맞는다.
더 황당한 것은 교육장 돌려막기. C 교육장은 1년간 멀쩡하게 근무하던 교육청에서 느닷없이 다른 교육청을 전보 조치 됐다. 보통 교육장 근무기간이 1년 반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교육장은 6개월 뒤 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지 모른다.
‘교육청과 집이 너무 떨어져 있어 가까운 곳으로 옮겨 준 것’이라는 시교육청의 설명은 유치하고 한심스러울 정도다.
D 장학관 역시 졸속 인사 탓에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홍역을 치렀다. 그는 인사철도 아닌 지난 1월 서울에서 200 킬로미터 떨어진 지방으로 내몰리다 시피 전보됐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 인사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던 그는 그러나 불과 40여 일만에 지역교육청 국장으로 승진 컴백, 애들 장난 같은 해프닝의 주인공이 됐다.
E 장학관은 한 달만에 학교-시교육청-지역교육청으로 근무지를 세번이나 옮기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내사람 꽂기 인사의 희생양이 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기중에 교장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것 쯤은 이제 화제 거리도 못된다. 시도 때도 없이 초중고 교장들이 교체되는 통에 학교 마다 시쳇말로 ‘멘붕’ 지경이다.
시교육청 주변에서는 전문성을 고려한 것도, 연공 서열을 중시한 것도, 그렇다고 지역 안배나 여성을 우대한 것도 아닌 말 그대로 ‘네가지 없는 인사’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서울시내 한 교장은 "교육청 인사가 한 달 앞도 못 내다보는데 정책 인들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잦은 인사로 정책 실무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같은 제목의 지침도 내용이 오락가락해 학교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일선학교에 공문서가 폭주하는 것도 인사 불안의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교육감쯤 되면 어느 정도 자기사람을 주변에 심을 수 있다. 비전과 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면 한 두번은 용납 될 수 있다. 하지만 명분도 없고 설득력도 떨어지는 인사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문제가 다르다.
문 교육감 등장 이후 지난 100일간 서울교육청 인사는 ‘논공행상설’ 부터 ‘펀드 리스트설’까지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러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민심은 냉정하다. 주변 경계를 철저히 못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문교육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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