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어린이집에 국공립어린집과는 다른 별도의 재무회계규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양승조 국회의원(천안갑)은 지난 18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민간어린이집 재무회계규칙 개정방향을 주제로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양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보육시설의 약 90%는 민간이 담당하고 있지만 어린이집 재정지원과 재무회계는 민간어린이시설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되어있다"면서 "국공립어린이집 경우에는 국공립 어린이집 특성에 맞는 재무회계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반면, 민간어린이집의 재무회계 규정은 민간어린이집 특성에 맞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나며 회계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어린이집재무회계 규칙의 신설은 민간어린이집이 적법하게 회계처리를 할 수 있도록 유도, 나아가 보육수혜자가 만족하는 안정된 보육서비스의 생산과 제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명근 경민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보육료 수입구조와 지출구조 차이에 따른 민간어린이집의 특성을 무시한 채 국공립과 똑같은 회계처리 방식을 강요하는 것은 민간어린이집으로 하여금 불가피하게 회계처리의 파행성을 유발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동일인원 규모의 국공립과 민간을 비교하면 민간어린이집은 매월 407만 원의 수입이 적은데다, 국공립과 달리 인건비나 운영비 일부만 지원되다보니 시설 개보수비, 차입금이자, 감가상각비 및 대표자 인건비로 월 400만 원 정도의 추가지출 요인이 발생하므로 민간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8년 물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표준보육료를 올려 현실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김 교수는 "민간의 개인 자산을 대가 없이 출연하게 해 국가의 책무를 대행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건전한 보육사업의 육성을 위해 민간의 투자자원을 인정하고 그 기준을 협의해 그에 걸 맞는 지원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육료 수납한도액의 결정이 각 시도지사의 재량임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의 정책을 그대로 따르는 부분에 대해 시도지사가 시설유형과 지역적 여건을 고려해 적정 보육료 수납 한도액을 결정할 수 있도록 민간보육료 수납한도액 결정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민간어린이집 재무회계규칙을 별도 제정·운영해야한다"고 제안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대구 소재 어린이집 원장 P씨는 "부모 입장에서 사립과 공립을 이용할 때 차이가 없어야 한다"면서 "국공립과 민간의 시설투자 재원 부담과 운영비 지원이 다름에도 동일한 재무회계규칙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은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나오고, 교사인건비, 아동 보육비 지원금 착복 등 민간어린이집 운영 비리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규제 완화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보육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국가지원을 강화하라고 주장하면서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자율 규제 및 시정 조치 등 합리적인 대응을 하면서 지원금 증액 및 지원 기준 현실화 등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순리"라며 "시설과 운영 및 예산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동시에 교사 인건비 현실화, 근무 조건 현실화 등의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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