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북 경산의 한 고등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현 정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대책은 지난 정부 때의 것들을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이재호 본부장은 “학원폭력이 많이 발생하는 학기 초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반짝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 성폭력 등 아젠다가 많이 올라오면서 체계가 잡혔듯이 학교폭력도 국민의 합의를 이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학교폭력 근본 대책으로 인성교육 등 현 교육제도의 탈피와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ctv설치 보다 일선해서 지휘하는 선생님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선생님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교폭력이 처음 일어나면 정확한 진술 및 증거 확보, 올바르게 중재해서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와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총 김무성 대변인도 “영화 등 각종 매체를 통해 폭력이 미화되면서 집단따돌림, 폭행, 폭언 등의 가해 행동이 범죄라는 생각을 못하게 만들고 교사, 학부모, 학생의 상호 신뢰가 깨져 피해자가 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협력, 소통, 예방, 감시가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학생 안전망 구축의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학교폭력은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입시경쟁에 놓여있는 현재 교육 패러다임이 인성교육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관건이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 역할에 대해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관찰하고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지만 업무가 과다한 상황에서 학생들과 대화하고 관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상담시간의 수업시수 인정, 담임 수업감축 및 행정업무 경감 등 교원의 생활지도 여건을 조성해 주고 교사의 책무를 다했는지 질책하는 것이 순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인권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인권교육도 강화하고, 담임수준, 학교수준에서 학교폭력교육을 체계화해야 한다”면서 “담임업무정상화가 시급하며, 상담시간과 학급자치활동 등이 온전히 보장되어야 한다. 담임의 중재화해권 등 생활지도에 대한 법률적 근거마련과 절차도입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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