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이 콘텐츠 확보가 아닌 기반 시설 구축에만 집중돼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0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태년·유은혜 의원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스마트교육 추진전략, 대안이 필요하다' 주제의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정부의 스마트교육추진 전략을 보면 콘텐츠 수급 계획은 추상적인 데 반해 태블릿 PC와 학교 무선인터넷망, 전자칠판, IPTV 등 시설을 갖추는 데만 치중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 스마트 교육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세종시의 경우 스마트스쿨 시스템 구축 지원, 스마트스쿨 구축, 시스템 유지 보수 및 언론 대응 등 스마트교육 지원 예산 중 98%가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고 있다.
문 위원은 “정부가 세종시 스마트스쿨 기반 구축에만 12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했고, 스마트교육을 전면화에 10조원이 훨씬 넘는 재정이 필요하다”라며 “결국 엄청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의 스마트교육 교육콘텐츠 수급계획은 교육기부와 교육콘텐츠 나눔 운동, 교육콘텐츠 오픈마켓 구축 등 민간에만 의존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스마트교육이 결국 교육콘텐츠 시장화와 사교육비 증가만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문 위원은 스마트교육추진 전략에서 태블릿 PC 영역 제거 및 디지털교과서 사업 범위 축소, 사이버 가정학습의 일원화, 학교별 소령 저가의 TPC 지급, 전자칠판 사업 중단, 무선망 사업 중단, IPTV 사업 중단, OER 센터 구축에 정부기관 역량 집중 등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스마트교육 R&D본부장은 “태블릿 PC는 스마트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바이스 중 하나다. 이를 교수학습에 어떻게 적용할지 좀 더 자세히 연구해 적정한 기기를 학교 현장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형곤 21세기 미래교육연합 대표는 “학부모들이 태블릿PC를 수업에 활용하는 것을 불안해한다. 교육과정의 디지털화는 학교 현장의 반응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스마트 교육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사무국장도 “스마트 기기를 게임기로 접한 아이들이 그것이 비록 교육용이라 할지라도 재미없는 콘텐츠를 소비하기 어렵고, 교과서로 강제적으로 주어진다 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스마트 기기를 손에 쥔 학생들이 그 기능을 긍정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게임, 웹툰, 검색, 문자 등의 기능에 종속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테크놀로지가 교육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검색능력을 높이는 교육은 사색의 힘을 약화시킬 뿐이다”고 지적했다.
강정훈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대표는 “일부 교사는 스마트교육이 대기업의 태블릿PC를 팔기 위한 것 아니냐면서 교육의 중요한 현안은 외면하고 대기업의 로비에 교육부가 흔들린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며 “학생 수 감축이나 행정인력에 대한 내용은 예산 부족을 핑계로 미루면서 검증도 안 된 스마트교육에는 엄청난 예산을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조기성 계성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은 다양한 매체에 노출되어 있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고, 주입식교육 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사고를 요구하는 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좋은 결과가 생기지 않는다고 그만두라고 한다면 좋은 결과는 절대 생길 수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많은 나라가 한국의 스마트 교육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한하고 있다”며 “스마트 교육은 우리의 교육을 글로벌 교육의 리더로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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