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상담 카페인 “날날이 샘과 함께 하는 행복발전소”에는 흡연에 대한 상담 의뢰가 많았습니다. 학교마다 담배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참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청소년에게는 담배를 팔지 못하는 것이 법인데 말입니다. 담배 피는 것은 그렇다 치고,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학생 처벌이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교내에서 담배를 3~5회 피우게 되면 퇴학 처분합니다.
머피의 법칙일까요. 꼭 일벌백계의 처벌 대상은 순진하고 처음 배워서 피는 아이들이 걸립니다. 이번에 상담을 하게 된 현기도 그렇습니다. 담배를 세 번 피웠다가 학교 교칙에 걸려 자퇴를 했던 아이입니다.
현기는 키도 크고 몸매도 날씬하고 눈도 아주 선해 보였습니다. 상담실에 들어오는 태도도 아주 공손하였습니다. 현기와 몇 가지 모험놀이 상담을 했습니다. 발등을 밟는 놀이 활동을 하고나니 아이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현기에게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현기는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합니다. 학교를 그만두자 처음에는 너무나 좋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달, 두 달, 세 달이 지나면서 학교 가는 것이 부러워졌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장난도 치면서 공부하는 것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정말 부러웠다고 합니다.
학교에 다시 가게 되면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아직은 꿈이 없다고 합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정말 하고 싶은 꿈을 찾고, 그 꿈을 위해서 코피도 흘려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꿈이 생기면 바로 선생님께 말씀드리겠다고 다짐을 하는 현기의 얼굴이 아주 밝아 보였습니다.
요즘 학교는 아이들 생활지도 문제로 담임기피 현상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지각과 흡연문제 지도가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흡연문제는 학교폭력, 금품갈취 등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쏟는 부정적 에너지가 결국은 선생님들을 방관자로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현기는 어릴 적 홍역으로 죽을 뻔 했던 기억을 생생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이혼, 새엄마와의 생활과 그로 인한 가출,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겪은 여러 번의 전학 등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흡연하는 아이들을 깊이 상담을 해보면 사랑 결핍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엄마의 사랑 대신으로 담배를 피우는 것입니다. 현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기가 학교에 다시 다니겠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인 마음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은 불만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현기는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배움에 대한 중요성도 막연하지만 알아차린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한 것을 알아차리게 해주면 불만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이 생깁니다. 그 전에 아이와 해야 할 일이 바로 ‘받아들임’입니다. 현재의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고 패배를 깨끗이 인정할 때 비로소 자신의 강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래 활동은 자신이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의 중요성을 체험 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이렇게 합니다.
1. 두 사람씩 짝을 만듭니다.
2. 진행자는 사전에 초시계와 안대를 준비합니다.
3. 참가자들에게 활동규칙을 설명합니다.
- 눈을 가리고 출발합니다.
- 2분 동안 도착선에 얼마나 근접하게 갔는지 겨룹니다.
- 안내자는 출발한 파트너 안전에 유의합니다.
4. 어느 팀이 가장 도착선 가까이 가는지 확인합니다.
5. 활동을 마치고 나눔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 활동은 시간과 목표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짧은 이동 시간이지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하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시간은 30분, 장소는 넓은 곳, 대상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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