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입시사교육업체에서 만든 광고물이 일명 ‘우정 파괴’ 광고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새 학기를 맞이한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제작된 광고 문구는 “새 학기가 시작되었으니 넌 우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질 거야. 그럴 때마다 네가 계획한 공부는 하루 하루 뒤로 밀리겠지. 근데 어쩌지? 수능 날짜는 뒤로 밀리지 않아. 벌써부터 흔들리지 마. 친구는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아.”라며 입시를 위해서는 우정이 중요치 않다고 강조하는 내용.
이 같은 광고물이 트위터, 온라인카페 등에 업로드 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행복은 성적순이라고 말하는 사회, 그걸 대놓고 광고하는 사교육, 그런 것들에 더 이상 씁쓸해하지 않고 익숙해진 우리들”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고3 힘든시절 같이 버텨준 친구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아이들에게 이런 권리를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반면, 한 누리꾼은 “친구 그거 별거 아니다”며 “일단 명문대 나오면 없던 친구도 생기는 게 현실”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와 관련,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난 너의 우정을 믿어’라는 내용으로 패러디 광고를 만들어 웹 상에 배포했다. 패러디 전문은 “새 학기가 시작되었으니 넌 성적이라는 어쩔 수 없는 명분으로 학원가를 헤매는 시간이 많아질거야. 그럴 때마다 너의 우정은 하루 하루 서랍 속에서 흐려지겠지. 근데 어쩌지? 우정 없이 최고가 된들 성적이 너의 우정을 대신해주지는 않아. 벌써부터 흔들리지 마. 어른들이 너의 우정을 만들어주지 않아. 난 너의 우정을 믿어”
누리꾼들은 대체로 “따뜻한 패러디에 공감한다”는 반응이다.
한편, 한 누리꾼은 “정작 아이들은 학원광고와 패러디광고를 보며, 부모님도 학교 선생님들도 결국 비슷한 분위기를 조성해 왔으면서 새삼스레 사교육업체를 비판하는 게 우습고 가식적이거나 이중적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 암묵적으로 우정보다 공부를 앞세우는 분위기를 조장해 온 공범”이라고 꼬집었다.
사교육걱정은 “학생들에게 현실이 어쩔 수 없으니 희생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너희를 지켜주겠다는 마음을 담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입시경쟁과 불안감을 부추기는 광고문화를 바꿔가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함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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