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안심하고 선생님의 권위가 존중되며 학생들의 행복한 미래가 열리는 서초고를 만들겠습니다.”
3월 1일자로 단행된 서울지역 초중등 교원 인사에서 이대영 전 서울교육감 권한대행이 서초고 교장에 임용됐다. ‘전관예우’를 기대하며 너도 나도 화려한 자리를 탐하는 지금, 그는 소박한 校庭을 선택했다.
이 교장은 평교사 신분으로 수도 서울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감 권한대행 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 지난 2011년부터 서울 부교육감으로 재직하던중 곽노현 교육감이 구속되자 두차례나 권한대행을 맡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서울교육을 강단 있게 지켜냈다.
지난 27일 전화로 만난 그의 목소리는 약간 상기돼 있었다. “장학사 시험에 합격해 학교를 떠난지 13년 만의 귀환입니다. 오랜 여정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설레임이 이런 기분일까요.”
코흘리개 초등학교부터 줄 곧 선생님이 꿈 이었다는 이 교장. 고교 졸업때 까지 12년간 생활기록부에 적힌 장래희망은 오직 ‘교사’ 하나 뿐 이었다.
정책기획장학관, 홍보담당관, 대변인, 부교육감, 교육감 권한대행에 이르기까지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교단에서 다시 서게 된 지금이 그 어느때 보다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학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교단으로 돌아간 교육감 권한대행’이 추구하는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이 교장은 인성교육과 진로 진학지도 등을 ‘서초교육’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적극 추진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문예체교육과 독서 활동을 활성화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학교가 직접 나서 진로나 진학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 주겠다고 했다.
“학교에서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 ‘진로․ 진학’ 문제 더라구요. 학부모들도 진학 컨설팅 한번 받고 싶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구요. 교장으로 부임하면 한달에 한번 정도 전문가들을 초청, 학부모들의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속 시원히 풀어줄 생각입니다.”
이 교장은 그동안 쌓은 교육관료 경험을 살려 학생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교육현장을 혼란스럽게 했던 교육주체들간 갈등과 불신의 벽은 '경청과 공감'을 통해 허물어 버리겠다고 말했다. ‘엄마 수다방’(가칭)과 같은 열린 여론공간을 만들어 학부모들의 의견을 학교 행정에 잘 반영되도록 소통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나를 따르라' 식는 리더십이 아니라 분위기를 잘 만들어서 효율성을 높이는 아이디어쉽을 발휘하고 싶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선생님들은 스스로 알아서 재밌게 근무 하고 학생들은 내가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고 적극적으로 학교활동에 참여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학교가 항상 즐겁고 서로를 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죠. 학력 향상등 교육효과도 학교가 즐거워야 더욱 좋아 지는 법이니까요.”
타고난 성실함과 빠른 판단력, 솔직한 친화력은 이교장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런 능력을 눈여겨본 이주호 교과부장관은 임용관련 시행 규정을 개정하면서 까지 그를 영입하는데 공을 들였다.
실제로 그는 교육전문직 출신으로는 드물게 교과부과 교육청 주요 보직을 섭렵하면서 최초 기록을 갈아치운 ‘레전드급’ 반열에 올라 있다.
이 교장은 전통적으로 일반직 서기관이 맡아 온 교과부 홍보담당관에 사상 처음으로 전문직 출신이 임명된 기록을 세웠으며 이후 전문직 출신 최초 대변인, 평교사출신 최초 부교육감에 이어 교육감 권한대행을 연거푸 두 번한 최초의 인물이 됐다. 이번 교장 임용 역시 그에게 최초 타이틀을 하나 더 얹어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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