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교육신문=염가희 기자>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선행학습 금지)를 놓고는 기준 설정이 모호한 선행학습 자체를 규제하기 보다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어렵고 양 많은 교육과정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고입, 대입 제도의 개편이 쟁점이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가 17개 시‧도교총(협의회장 신남철 충북교총 회장),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회장 심은석), 행복교육네트워크(공동대표 이옥식 등),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대표 이경자),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소장 황영남)와 함께 지난 7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새 정부 핵심 교육정책 진단 현장 점검 토론회’에서 논의 됐다.
발제에 나선 강기수 동아대학교 교수는 “선행학습이 일반화 되고, 사교육이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지금의 현실에서 선행학습 금지는 학습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단기적인 차원에서 사교육 수요를 억제할 수 있지만 근본적은 대책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강 교수는 “선행학습 금지같은 현상적인 처방보다는 무엇보다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담아야한다. 그 핵심은 교사와 교육여건이다. 따라서 교사가 전문성을 높이도록 각종 지원방법을 담고 수업에만 전념하도록 학급당 학생수 감축, 학교급별 수업시수 명문화, 교사 업무 경감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일수 인천초은초등학교 수석교사는 “과목마다 특성이 달라 특정 학년에만 학습해야할 교육과정으로 규정할 기준을 세우기 쉽지 않다. 학생에게는 ‘선행학습’가 ‘심화수업’의 차이 뿐 아니라 ‘선행학습’과 ‘교과외 학습’을 구분하는 기준과 경계도 불명확하고, 학교 시험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인지 아닌지 판단기준도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나 교사는 “선행학습을 규제하기에 앞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공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해야한다. 우선 교육과정 개편 때마다 난이도가 높아지고 학습량이 많아진 초중고 교육과정을 축소개편해야한다”며 “교육과정 개편 시마다 중학 수학이 초등교로, 고교 수학이 중학교로, 대학 과정이 고교에서 배울 내용으로 내려왔다. 이러다 보니 사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지난 입시에서 서울 주요대학이 출제한 수리논술 문제의 절반 이상이 대학교과 수준이었고, 수능 문제 또한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난해한 문제가 출제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공교육에서의 선행학습 규제에 앞서 학교급별, 교과별 표준 교육과정의 정립이 선행되고 난이도가 높고 학습량이 과다하게 구성된 교육과정을 축소 개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또한, 사교육에서의 선행학습에 대한 법적 제재는 보류하고 공교육에서의 선행학습 요인만 규제하겠다는 것은 정작 규제하고 억제해야할 사교육의 팽창을 불러 올 수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정작 규제하고 억제해야할 사교육의 팽창을 불러 올 수 있고, 공교육의 선행학습만 규제하고 사교육의 선행학습을 허용할 경우 이 법은 오히려 또 다른 사교육을 창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논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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