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상담 카페인 “날날이 쌤과 함께 하는 행복발전소”에서 어떤 질문에도 천연덕스럽게 모른다고 답하는 아이와 상담을 했습니다. 무슨 말을 해도 모른다고만 대답을 합니다. 그리고 시간만 나면 피시방에 가거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한다고 합니다. 상담을 의뢰한 엄마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다며 애타는 마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 상윤이는 작은 키에 흔들거리는 가시나무처럼 말랐습니다. 작은 몸에 움츠려든 모습으로 들어오는 얼굴이 붉은 도자기처럼 굳어 있습니다. 상담실 의자에 앉고 나서 팔씨름을 하자고 했습니다. 팔이 힘없이 넘어갑니다. 오른쪽 왼쪽 모두 아무 힘없이 넘어갑니다. 다시 일어나 서로 어깨를 잡고 발등을 밟는 놀이를 하였습니다. 발 움직임에서 긴장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시 자리에 앉아서 지난 주 했던 일 중에 재미있었던 일을 적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밥 먹는 것, 국수 먹은 것” 이라고 종이의 구석진 곳에 작은 글씨로 썼습니다.
혹시 존경하는 사람이 있는 지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이순신, 안중근, 김구, 그리고 외할아버지라고 합니다. 다시 이어서 질문을 했습니다. 배우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베드민턴. 낚시, 식물심기 등을 써 내려갔습니다. 바로 또 질문을 했습니다. 가지고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 재능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피아노, 기타, 외국어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빠르게 질문을 했습니다. 예전에 즐겼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레고, TV보기, 게임, 축구라고 합니다.
상윤이와 함께 한 질문들은 자신에게 묻혀 있던 어린 시절의 꿈을 찾아내는 작업을 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던 상윤이는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합니다. 상담을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엄마가 가라고해서 나는 왔다는 말을 되풀이 합니다. 나는 더 이상 나의 생각을 끄집어내고 싶지 않아, 내 삶은 아무 것도 없어, “정말 모른다니까 왜 물어보느냐”는 표정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 시점을 변화의 순간으로 보고, 다시 무엇을 모르는지 물었습니다. 그것도 다시 모른다고 대답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눈을 감고 “ 나는 모르겠다, 모든 것을 엄마가 시키는대로만 하는 로봇이다” 나는 정말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다.” 라는 말을 반복해서 실시했습니다. 몇 번을 반복하여 말을 하면서 상윤이가 약간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다음 “나는 작고 쉬운 목표를 세우고 성취할 수 있다” 라고, 주먹에 힘을 주며 말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눈을 감고 주먹을 쥐는 상윤이의 얼굴에서 “나도 달라지고 싶어요” 하는 다짐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이 아이가 정말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들은 이 생각이 많은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데 나는 내가 정해놓은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는지?
이렇게 합니다.
1. 먼저 두 사람씩 파트너를 정합니다.
2.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3. 묻혀진 꿈을 찾아서
- 갖고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 재능은?
- 배우고 싶은 강좌 3가지는?
- 바보 같지만 다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4. 위에 질문을 파트너를 바꾸어 가면서 서로 질문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5. 활동을 마치고 나눔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 활동은 무기력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혼돈스러워 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두 명 씩 실시를 한 다음 다른 친구들과도 만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시간은 30분, 장소는 조용한 곳, 대상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방승호 사회복지학 박사
한국모험상담나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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