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15일 현재의 교육과학기술부를 ‘교육부’로 개편하고, 과학기술분야는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담당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교육분야에 기능과 변화가 예고되자 전교조, 교총 등 교원단체와 학부모 단체 및 사회단체들이 성명서와 논평을 통해 이 같은 교육분야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교육부’ 명칭 확정 “교육 분야 업무 집중 바람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교육분야 발표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전교조는 이날 인수위가 '교육부' 명칭을 확정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교육 분야 업무에 집중하게 된 것은 우리 교육의 발전을 위해 일단 바람직한 변화로 보인다"면서 "교육부는 현행 교육자치제의 취지를 살려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를 시·도교육청에 대폭 이관하고, 자신의 역할을 초·중등 교육에 대한 지원업무로 한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공교육을 위기로 몰아넣은 대학서열체제 등 입시경쟁체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또 진로 탐색을 위한 중학 자유학기제 도입에 대해 "입시경쟁의 조기 격화를 차단하고 학생의 진로적성 탐색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입시경쟁 체제가 현실로 존속하는 상황에서 그 취지가 제대로 살려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자유학기제를 도입할 경우 이를 겨냥한 또 다른 사교육시장이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현행 일제고사를 초등의 경우는 완전 폐지하고, 중학의 경우에도 과목 수를 크게 줄이는 것과 관련, "일제고사가 경쟁교육의 조기 격화를 부추긴 주원인이었다는 점에서 이 조치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일제고사의 문제점이 이미 드러난 만큼, 일제고사를 학생의 자유선택에 맡기거나 표집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더욱 획기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업무, 유·초·중등 연계 위해 교육부 존치돼야
인수위 조직개편안에 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통해 ‘교육’과 ‘과학’으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교육계의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안타깝지만, 각 부문의 특성과 전문성을 살려 시너지를 발현하는 방향으로 업무가 추진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부조직개편안에서 ‘교육’과 ‘과학’의 분리라는 큰 그림만 제시되고 세부 기능 개편에 대해서는 확정이 되지 않아, 현재 대학업무의 소관부처 또한 확정되지 않고 있는 점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한국교총은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평생교육법으로 이어지는 교육법체제나 유·초·중등교육과의 연계성을 감안할 때,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도 당연히 교육전담 소관부처인 ‘교육부’가 담당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학업무의 여타 부처 이관 주장은 교육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인수위가 세부 개편안 마련에 있어 대학업무의 ‘교육부’ 존치 교총 주장을 반드시 반영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교총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교육은 행복공동체를 위한 가장 중요한 토대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 정책의 으뜸”임을 강조한 것과 같이 12년만에 다시 ‘교육부’의 명칭을 되찾은 새 정부의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교육강국 건설, 학생과 학부모, 교원에게 교육을 통해 행복과 비전을 가질 수 있는 환경 마련과 학교현장성 있는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는 부처로 그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한국교총은 교육부가 새 정부의 ‘행복 교육’에 대한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행복교육을 이끄는 주체인 교원의 사기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교원의 전문성과 사기를 높여 공교육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는데 역점을 두기를 요구했다다.
한편, 한국교총은 최근 인수위원회에 ▲교육부의 현행 시스템을 유지하되 기능을 강화할 것, ▲교육 거버넌스 확립을 위해 교육부가 유-초-중-고-대학교육을 전담할 것, ▲교육정책을 종합 수립-기획하는 기능 유지, ▲교육전문직 중심의 장학편수 및 현장지원 지원 기능을 강화할 것, ▲교육부에 사회교육정책기능(청소년 정책, 체육 기능 등)을 부여할 것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무늬만’ 반값등록금 우려, 고교무상교육 환영
참교육학부모회(회장 장은숙)는 인수위 업무보고 당일인 15일, 국가장학금 성적기준 폐지와 저소득층 장학금액 현실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등록금넷, 반값등록금 운동본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관련 단체 및 대학생 20여 명이 참여했다.
최주영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우리 학부모들은 그동안 자녀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많은 고생을 해 왔다"며 "지금이라도 교과부에서는 그동안 약속했었던 성적제한을 폐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은숙 회장은 “당선인의 교육공약을 보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교육 불평등’ 문제의 근본 원인은 건드리지 않고 곁가지만 손질하고 있다. 이는 ‘공교육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감’의 구호를 내걸고 당선된 이명박 정부와 다르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고교무상교육의 단계적 확대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장 회장은 “당선인이 공약으로 제시한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이 어떻게 지켜지는지 이제는 학부모들이 공약이행 감시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부모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사교육비 경감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선행학습 규제만으로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교서열화 정책과 대학서열화 정책은 그대로 둔 채 사교육비를 줄일 수 없다는 것.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의 ‘특권경쟁교육’에 대한 전면수정의 결단 없이 달콤한 말로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교육공약은 헛공약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 ‘효과 거두기 어렵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는 “교과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으로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할 수 없다”는 논평을 내놨다.
교과부는 인수위 보고에서 대입전형 간소화를 위하여 수시를 4개(학생부, 논술, 입학사정관, 실기), 정시를 2개(수능, 실기) 전형으로 간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교과부가 제시한 방안에는 논술전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입학사정관 전형 개선 대책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박근혜 당선인의 애초 공약대로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원칙이 반영되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논술전형 폐지, 스펙 관련 서류제출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조치,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 기준 적용 폐지 등을 제안했다.
또한, “대입전형 간소화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이미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판단한다”며 “대입전형기본사항이 발표되는 8월 이전에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이 반영되도록, 상반기 대규모 설문조사 및 끝장토론회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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