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전체회의의 제1호 안건인 ‘가정·사회·학교가 함께하는 교육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제안된 바 있는 학부모 학교참여휴가제가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학부모정책연구센터에서 지난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녀 학교 행사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한 사유가 직장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인 경우가 아버지 75.8%, 어머니(취업모) 67.9%로 가장 높았다.
또한, 학부모 10명 중 8명이 ‘학부모 학교참여휴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휴가제가 도입될 경우 학부모의 학교참여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학부모단체들은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참여 독려 효과뿐 아니라, 학교에 참여하는 학부모와 그렇지 않은 학부모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는 것.
교원단체의 입장은 신중한 편이다. 학부모 참여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학부모의 학교 참여에 대한 정확한 개념 규정 및 책무 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학부모가 학교 참여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 가는 것처럼 논의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학교가 학부모 면담을 요청해도 오지 않는 학부모들도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기업들은 새로운 휴가제도 도입보다 연차 사용 제고 및 탄력근무 활성화 방안 모색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5일제가 전면 시행되고, 연차도 15~25일 사용 가능한 상황에서 새로운 휴가제의 도입은 기업에게 부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여직원이 많은 기업에 부담이 더욱 클 것이라는 성별 형평성 문제, 학생자녀를 둔 기혼근로자에 국한되므로 미혼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학부모정책연구센터 연구보고서(책임자 진미정 서울대 교수)는 “연차휴가제도의 활용률이 높거나, 직장에서의 유연근무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면 학부모 학교참여휴가제라는 별도의 휴가제도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으나, 현재의 직장 문화와 휴가제도 아래서는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권리를 인정하고 보장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법제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참여휴가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먼저 공론화 및 사회문화적 환경이 조성되고, 예산 및 근로조건의 마련이 필요해 장기적으로 다룰 사안”이라고 밝혔다.
현재 학부모 학교참여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그리스 3국이다. 미국은 주 별로 다른 형태의 학부모 학교참여휴가제가 법에 명시, 캐나다는 가족휴가라는 이름으로 학부모 학교참여휴가제가 법적으로 인정, 유럽에서는 그리스에서 부모휴가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함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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