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영어 교육 전문가 / 본지 편집위원)
<지난 호에 이어서>
사실 직접 30년간 파닉스를 가르쳐 보니 영어 리딩의 능력은 두뇌가 천지개벽으로 발달하는 7세 때 시작하여 8세 때까지가 가장 효율적으로 진도가 나갈 수 있었다. 아이가 읽기 시작하면 말하기 듣기 쓰기 능력도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9세 때까지 영어를 읽을 수 있게 되면, 배경 지식의 확대와 함께 원서 독서력도 자리 잡기 수월하다. 그 이후는 영어를 읽을 수 있게 되어도 다른 공부의 양도 늘어나고 문법 위주의 중학 영어 대비를 하느라 원서 독서의 습관은 만들기 어려워진다. 그런데 우리의 학교 영어 교육은 9세가 다 끝나고 시작된다. 일부 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입학하자마자 방과 후나 특별 수업 형태로 파닉스를 가르치기도 하는데, 부모들은 환영한다. 학교가 일찍 읽기를 가르치면 사교육 부담도 줄고 도리어 읽기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리스닝과 스피킹도 느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과거에 한국인들은 어려운 독해를 하면서 스피킹을 못했다. 80년대까지 한국은 영어가 들리지 않는 사회였다. 영어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은 미군 방송인 AFKN뿐이었고, 모든 외화 시리즈와 명화극장도 성우들이 더빙하였다. 그나마 들리는 영어는 팝송 정도였다. 알파벳도 중학교 때 시작했다. 한국인이 영어를 못했던 것은 영어를 들을 수 없었고 읽는 것마저 너무 늦게 시작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리딩만 가르쳤고 듣고 말하기는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이제는 시대가 다르다. 세상에 영어가 넘쳐난다. 굳이 언어의 문이 닫히기를 기다렸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할 필요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스피킹 위주의 영어 수업에 파닉스가 강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전부터 많이 듣고, 읽는 법을 먼저 깨우치면 말하기 수업의 질과 효과도 훨씬 상승할 것이다.
읽기를 깨우치는 것은 도리어 어린아이들 지능을 높이고 지적인 성장을 비약적으로 증폭시킨다. 아이들에게 글을 배우는 것은 진지하고도 스스로 필요와 흥미를 느끼는 재미있는 활동이다. 이제까지 학교는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글 읽기를 뒤로 미루고 말만 연습하며 어색하고 비효율적인 진도를 나가고 있었다. 그러니 부모는 일찍부터 아이를 데리고 학원으로 간다. 늦어도 9세까지 영어 읽기를 깨우치면 듣기 말하기의 수준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1학년 때는 단모음 파닉스를 하고 2학년 때는 장모음 파닉스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 파닉스 수업은 그 자체로 수업 회화를 익히기에 매우 효과적이다. 아이들은 귀를 쫑긋하고 선생님의 지시를 듣고 자발적인 반응을 하게 된다. 그래야 읽는 법을 알게 되고 또 그 깨달음은 즐거움과 자신감을 주기 때문이다. 1, 2학년 때 모두 파닉스를 배우고 영어를 읽게 되면 우리 아이들은 더 똑똑해질 것이고, 또 지역과 경제력에 의한 영어 수준의 격차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영어를 읽게 됨으로써 아이들은 책을 통해 스스로 페달을 밟듯 영어 능력을 키워갈 수 있다. 듣기 말하기는 앱으로도 쇼츠로도 배울 수 있는 시대다. 원어민 교사의 수요가 부족하다면 ‘아이큐업 파닉스’ 같이 원어민 선생님이 옆에 있는 듯 화면을 보며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읽기 능력을 키워갈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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