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실제 사례연구 논문 나와
2교시의 수업을 한 번에 묶어서 수업하는 블록타임제 시행 후 학생의 무단외출이 증가하고, 수업중 학생활동이 늘어나 수업진도가 오히려 빠듯해지는 등 교과교실제 사례를 연구한 논문이 나왔다.
올해 8월에 나온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강휘석 석사논문 ‘교과교실제 운영과정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는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영중인 고등학교의 사례를 분석, 관찰과 상담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들 모두 블록타임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100시간의 블록타임 수업으로 인해 중간에 화장실 가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오전 3~4교시 블록타임 수업시간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2교시 이후 무단 외출자가 늘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교사들은 수업진도와 교환수업 등의 이유로 블록타임에 불만을 표시했다. 100분으로 늘어난 수업에서 학생활동이 늘어나 오히려 수업진도가 빠듯해져 기존 50분 수업과 별반 차이가 없어진 것이다. 특히 학교 행사나 공휴일로 인해 수업이 한 번 빠지면 2시간씩 결손이 생기고, 출장가게 되는 경우 교환수업이 어려워진 것을 불만으로 꼽았다.
교과교실제 편의시설에 대한 학생들의 불편도 언급됐다. 잃어버린 학급교실을 대신해 줄 홈베이스, 러닝스페이스, 도서관, 사물함, 탈의실 등 시설이 갖춰졌지만 심리적, 교육적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갖춰진 시설의 불편함이 학생들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운영 초기 변화된 시설에 대한 신기함과 자랑스러움이 교과교실제 운영에 대한 불만을 어느 정도 상쇄해 줄 수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편의시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불만의 요인이 된 것이라고 논문은 분석했다.
교과교실제 운영으로 학생생활 영역에서도 새로운 양상이 등장했다. 휴식시간 복도에 사물함이 설치돼 좁아진 통로를 많은 학생들이 이동하는 와중에 사물함에서 개인 사물을 꺼내는 학생과 이동하는 학생 사이에서 일명 ‘어깨빵’이 생겨났고, 복잡한 복도를 통해 이동하기보다는 교과교실을 통해 돌아가는 ‘하이패스’ 현상이 두드러진 것.
학생들은 교과교실제 시행 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학급에 대해 집착을 보였다. 주변의 방해 없이 혼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생들은 소속감을 잃고 혼자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논문은 밝혔다.
또 모든 학생들이 흩어져 지내면서 친구찾기와 담임찾기 등의 현상이 나타났고, 사물함이 있지만 협소한 까닭에 매시간 교실을 이동하면서 가방을 메고 다니거나 짐을 들고 다니는 등 교내 새로운 현상도 등장했다.
이와 관련, 논문은 교과교실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블록타임제 수업방식 보다는 연강제 수업방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 유휴 공간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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