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교사 활용이 높은 소규모의 일선 중학교가 심각한 수업쏠림 현상에 직면했다. 여기에 집중이수제와 스포츠클럽 활동 확대 등이 겹치면서 2학기 시간표를 놓고 본교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교생 190명에 불과한 경기 I중학교는 현재 총 7명의 순회교사가 영어, 기술가정, 정보, 한문, 음악, 일본어, 도덕교과를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의 2학기 시간표는 화, 수, 목요일에 순회교사의 수업시간으로 채워진 까닭에 본교사들은 월, 금요일에 몰아서 수업을 하는 실정이다. 최소 2개교를 순회하는 순회교사의 시간표를 최대한 맞춘 탓에 순회교사의 수업이 특정 요일이 몰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학년 2반의 경우 순회교사의 시간표 조정으로 수요일 영어수업이 2~3교시에 연달아 배정됐다.
이 학교 수업계 담당 L교사는 “영어수업이 일주일에 4시간 들어있지만 순회교사가 2번 정도 나가서 오기 때문에 한 번에 2시간씩 수업할 수밖에 없다”며 “영어가 집중이수제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순회교사의 시간표 조정으로 인해 집중이수제와 똑같은 효과로 수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순회교사의 시간표 조정으로 수업쏠림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본교사와 학생들이 수어의 질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와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이다. 본교사들이 화, 수, 목요일을 순회교사에게 시간을 내주면서 월, 금요일에 5~6시간 수업을 하고, 수요일은 수업이 1~2시간에 불과해 요일마다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애로사항이다.
이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K교사는 “본교사들의 수업이 월요일과 금요일에 평균 4~5시간 이르다보니 하루에 같은 반을 2번 수업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2~3교시와 같이 블록으로 최대한 맞추지만 연달은 수업으로 학생과 교사의 집중력이 하락하고, 결국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에서는 순회교사의 활용이 수업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며 시급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학교 교감은 “순회교사는 교사수급과 밀접한 연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영어와 같은 주요교과에서 순회교사를 써야할 만큼 교사가 부족한 것이라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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