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정서행동발달검사 3차 대상으로 분류된 고위험군 학생들이 계속되는 검사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피로감과 난독증을 보이면서 집중력이 저하돼 1차~2차 검사 당시 1시간이면 마무리됐던 검사가 3차부터 1시간 30분가량 시간이 늘어났다.
지난 19일 50명의 고위험군 대상으로 MMPI-A형 3차 검사를 진행한 경기 S중학교 전문상담교사는 “3차 검사하는 데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 학생이 50명 중 30여명 됐고, 그 중 5명은 난독증을 호소해 교사가 검사지 항목을 일일이 읽어주며 검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상담교사는 검사시간이 늘어난 원인으로 학생들의 피로감을 꼽았다. “지난 5월부터 1차, 2차, 3차 검사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는 3개월 동안 학생정서발달검사에 시달린 셈”이라며 “계속되는 검사에 피로감이 쌓여있는 데다 3차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과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3차검사에 응한 고위험군 학생들의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경기 C고등학교 전문상담교사는 “이미 우울증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학생에게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으니 더 세밀한 검사가 필요하다며 검사에 응하라고 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이런 상황이 학생들의 3차검사 결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학교에서는 갖가지 일들로 검사 진행조차 여의치 않은데 교육청은 여름방학 전에 3차검사를 끝내고 학부모에게 결과를 통보하라고 하니 난감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