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세계박람회로 체험학습을 떠난 학교들이 장시간 기다림과 기대 이하 프로그램에 실망의 목소리를 터트리고 있다. 공연장과 편의시설 곳곳마다 인파 만원으로 학생들이 장시간 기다림에 시달린 데다 막상 전시관 등에서는 저조한 반응을 보인 것.
앞서 강원교육청 등은 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로부터 단위학교 체험학습 참가 협조 요청을 받고 일선학교에 공문을 시달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관람객 유치 저조를 만회하기 위해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 아니냐며 학교현장의 여수엑스포 체험학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23~25일 여수엑스포로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온 강원 S초등학교 인솔교사는 “예약제 폐지로 전시관 관람을 하는데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넘도록 기다려야 했다”며 “전시관과 공연장뿐만 아니라 화장실, 편의점, 셔틀버스 등 편의시설마다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 학생들이 기다리다 지쳐서 돌아온 체험학습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박3일 일정으로 체험학습을 진행했지만 숙박시설 등이 마땅치 않고 강원에서 전남 여수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느라 저학년들이 특히 체력소모로 힘들어했다”고 덧붙였다.
여구세계박람회 프로그램 부실 지적도 이어졌다.
지난달 26~27일 여수엑스포를 다녀온 강원 C초등학교 교사는 “아쿠아리움, 삼성, 전통마당 등 일부 공연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시관은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해 기다린 시간이 아까울 정도”였다며 “특히 국제관의 경우 외국의 전통을 보여준다는 거창한 기획의도와 달리 농기구나 그릇, 장신구 등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유물이 몇 점 전시돼 학생들이 저조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이 교사는 “바다와 갯벌에 대해 탐색하자는 의도로 부산관 등을 관람했지만 홍보영상 외 전시나 체험 이벤트가 없어 썰렁했다”고 지적했다.
경북 김천 M초등학교 L교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고 배우러 가는지도 모르고 장시간 이동으로 지친 학생들이 시간에 쫓겨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오는 게 될 수 있다”며 “여수엑스포의 교육적 효과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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