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회(중부대학교 교육대학원)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후보가 당선되고, 바로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문재인정부의 출범에 따라 당장 고교내신제도와 2021학년도 수능제도 등 대입제도 개편이 현안으로 등장하였다. 언론은 지금 문재인정부의 고교내신, 수능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동향을 탐색하고, 찬반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새 교육부 수장이 취임되기도 전에 대입제도를 비롯한 교육정책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동시에 이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도 적지 않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문재인대통령과 문재인정부에 가장 먼저, 대입제도 개선방향에 대해 당부하고자 한다. 2015통합형교육과정이 내년 고교1학년부터 적용됨에 따라 정부는 올해 7월 중에 고교내신제도와 2021학년도 수능제도 등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해야 한다. 3년 예고제 시한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다. 이에 따라 문재인정부의 교육개혁정책의 성패는 대입제도 개선의 성공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려되는 것은 공약대로 만약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져서 대입이 완전히 학생부중심 대입제도로 재편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면 수시 축소를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대통령은 국민적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지금처럼 주요 대학의 수시가 학생부종합전형(현재 약 50% 내외) 중심으로 이루어지면, 대입 공정성은 약화되고, 경쟁과 사교육은 더 심해지고, 교육선발의 불평등도 더 확대될 것이다. 더욱이 최근 거론되는 고교내신 절대평가도 함께 시행되면 대입제도는 완전히 혼란에 빠질 것이다. 사실상 학생부교과전형마저 무력화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이 전면화되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그나마 수능이 상대평가로 남아 있다면 혼란은 적겠지만, 내신과 수능 모두가 절대평가로 바뀌면, 대입에서 고교교사와 대학교수 그리고 입학사정관이 모든 전권을 행사할 것이다. 안철수후보의 공약대로 ‘입학사정관제, 면접’ 100%가 실현될 것이다. 완전히 깜깜이대입이 될 것이다. 공약이 대입제도 단순화도, 대입 공정성도 실패하는 것은 너무도 뻔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전면화, ‘입학사정관제, 면접’ 100% 방안은 진보적 개혁이 아니다. 완전히 극우적인 개혁방안이다. 지금도 심한 경쟁과 사교육은 더 심해지고, 교육선발의 불평등도 더 확대될 것이다. 현재 전교조나 교총,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이 추구하는 대입제도는 결코 진보정책이 아니라, 사실상 상류층의 기득권을 확대 강화하는 가장 보수적인 정책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어느 나라도 그런 대입제도를 실행하는 나라는 없다. 수능최저학력기준마저 반영하지 못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SAT ACT 등 학교 밖 평가결과를 반영하는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보다 더 타락한 제도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전형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일반전형에서의 학생부종합전형은 ‘타락한 입학사정관제’일 뿐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초‧중‧고교에서 필수 교과목을 줄이고 선택교과목을 확대한다고 공약하였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학점제를 추진하여 학생에게 교과 선택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렇다면 당장 박근혜정부가 확정한 2015통합형교육과정부터 다시 개편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2021학년도 수능제도에서는 필수공통과목 중심으로 수능제도를 개편하면 안 된다. 필수공통과목(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퉁합사회, 통합과학) 위주의 2021학년도 수능제도는 공약과 상반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잠재력과 적성, 강점, 진로개발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기능하는 나쁜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은 전교조 출신 인사들과, 정책방향이 일치하는 일부 대학교수, 진보교육감 출신 정치인이 만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교육공약에 교육복지, 교육재정 확충 방안은 많지만, 교원들에게 부담이 가는 교육력 제고, 교육책무성 신장 방안은 미흡한 수준이다. 초‧중‧고교와 대학의 교육력 제고, 교육책무성 신장 방안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학부모‧국민들은 교원 중심의 교육개혁이 아니라. 학생‧학부모‧국민 중심의 교육개혁을 원한다. 국민은 그러한 교육개혁 대통령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고, 교육개혁대통령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고 싶다. 전교조 등 교원단체나 특정 인맥 중심의 교육개혁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교육개혁을 바란다. 그리고 문재인대통령이 교육개혁에 성공하는 국민의 대통령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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