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한 대학 사이의 ‘손잡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교육부의 국립대 발전 방안에 따라 면서 국립대학 사이의 '연합체제'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파장이 점차 사립대학으로 번지고 있다.
국립 부경대, 경성대, 동명대, 부산예술대 등 부산 남구 지역 4개 대학은 9일 오후 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대학 간 상생 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실험·실습실, 운동장 등 시설공유, 강의 등 교육 프로그램 과 캠퍼스 공유 등을 협약했다. 각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서로 나눠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경북대는 지난달 21일 대구교대와 학점교류 등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두 대학은 교원 양성기능을 연계하고 학점·교직원 교류, 공동 교육과정 개발·연구, 공간·시설물 공동 활용 등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으로 석·박사과정 공동 운영 등 협력 범위를 구체적으로 결정한다 .경북대·대구교대에 이어 안동대와 금오공대도 지난달 28일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두 대학은 앞으로 인적교류, 학점교류, 공동학위 운영, 시설 교류 등에 협력하게 된다.
충북 충주의 국립대인 한국교통대와 청주 한국교원대는 지난달 13일 서로 교과 과정과 교육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자원 교류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두 대학의 재학생은 상대 학교에서 강의를 듣고 학점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공동 연구와 진로 및 학생 관련 프로그램, 교육·복지 시설 등을 공유하고 공동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교통대는 불과 이틀 뒤에는 사립대인 건국대 충주 글로컬캠퍼스, 제천 세명대, 경기도 안성 한경대와도 교육 과정 및 자원 공유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경동대와 동양대, 예원예술대, 중부대 등 4개 대학도 '경기북부 연합대학'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 대학은 교육 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교수 교환수업 프로그램을 통해 각대학 교수가 연합대학에서 강의한다. 시설도 개방해 연합대학 소속 학생과 교직원은 4개 대학의 도서관, 실험실, 체육시설, 강의실, 실습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14일에는 부산가톨릭대와 부산외국어대, 영산대도 연합대학 협약서를 맺었다.
지난 1월에는 강릉원주대와 강원대가 전국 최초로 국립대 연합대학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학들이 이처럼 '연합' 체제 구축에 나서는 것은 재정 지원 권한을 쥔 교육부가 '대학 간 자원 공유'를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앞으로 4년간 매년 1천억원을 투입해 지역 거점 국립대와 주변 소규모 대학들의 기능을 묶는 국립대 발전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2017년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이 이달 말 지원 신청 마감된다. 올해 130여개 대학에 3271억원을 투입하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이나 내년 상반기 대학 구조개혁 2주기 평가도 '연합대학' 결성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립대와 사립대를 불문하고 ‘연합체제’ 구축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추진안은 기능 조정형과 기능 특화형, 기능 통합형 등 세 가지 방식이다. 기능 조정형은 대학·학부·학과·연구소 간 교류가 중심이며, 기능 특화형은 복수의 캠퍼스가 있는 국립대에 캠퍼스 단위 특성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가장 심화한 형태인 기능 통합형은 대학 간 통합이나 정원 감축 형태로, 지역 대학과 거점 대학의 통합까지 염두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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