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서울압구정초(교장 송봉종·사진)은 전통 부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안에 위치고 있는 명문학교다.
서울을 대표하는 명문 초등학교의 위상답게 전체 재학생의 상당 수 판검사 또는 대학교수의 자제가 진학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중 30%는 외국 경험이 많아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학교의 위상과 더불어, 학생들의 수준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압구정초 교사들의 수업은 다른 학교가 보기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물어보는 질문이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못할까봐 압구정초 전근을 피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그럼에도 본교는 기본에 충실한 학교 교육 구현을 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교과서 재구성을 통해 응용 및 활용도가 높은 수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기자재를 사용한 수준 높은 수업 시연으로 학생들을 비롯한 학부모의 만족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자 불철주야 수업연구에 매진한다.
그 결과 매 학기 공개수업 만족도는 거의 90%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압구정초 학부모들 중 상당 수 고급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 많다. 그렇다보니 자녀교육에 대한관심도는 단연, 대한민국 최고일 수 밖에없다. 일부 극성 학부모님들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학부모님들이 선생님들의 학생지도나 수업방향에 대해서는 가급적 존중 해주는 편이다
2014년 9월 서울압구정초에 부임한 송봉종 교장은 “학생들의 학업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초등교육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학생들의 내면을 키워줄 수 있도록 인성교육과 감성교육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감성 회복을 위해 ‘압구정 오케스트라’ 창단
송 교장이 부임하면서 만들어낸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압구정초 오케스트라 창단’이다. 그는 “학생들의 학구열은 높은 반면, 어린 나이임에도 학생들이 감성이 메말라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리고 “상당 수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이에 “학생들의 메마른 감성을 어루만져주고 잠시나마 학업스트레스를 벗어나게 해주고자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고 설명했다. 요즘 많은 학교들이 오케스트라단을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반면 압구정초는 상대적으로 늦게 오케스트라단을 창단했다. 이는 그만큼 학생들이 주요과목의 학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실력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 압구정초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곳 학생들은 학업 외기본 악기를 다룰 수 있는 학생들만 하더라도 약 60명이 넘는다.
2015년 3월 오케스트라 단원 모집에 52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해 곧바로 지도에 들어갔다. 강사 초빙 역시 초창기에는 학부모가 지도를 맡아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금 현재는 오케스트라 지도를 위해 7명의 강사를 초빙해 1주일에 2시간 씩 2회 정도 지도가 이뤄진다. 기본 베이스가 갖춰진 학생들이다 보니 틈틈이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지난 10월 12일에는 아침 등교시간을 활용한 ‘등굣길 연주회’를 가져 전교생을 비롯해 학부모님들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다.
다가오는 12월 15일에는 1년 동안 실력을 갈고 닦은 실력을 주민들 앞에 더 멋지게 선보이고자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2015 제1회 창단 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책임의식 강조하는 압구정초 인성교육
서울 압구정초 학생들은 학업 면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 반면, 인성에 있어서는 타 지역에 비해 이기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학부모님들의 따뜻한 보살핌 밑에서 자라다 보니, 개인주의적인 성향과 이기적인 성향을 나타내 보이는 학생들이 간혹 존재한다.
송 교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생들의 경우 아직까지는 아이 본연 순수한 모습을 가지고서 교사들의 지도에 잘 따르는 편이며, 지역적인 성향에 비해 학교 폭력이나 따돌림 현상이 많이 낮은 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생활하도록 학교 측에서 인성교육을 굉장히 강조한다. 단적인 예로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면 무조건 이름표를 목에 매달아 자기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학교 안에서 교사, 학생을 불문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차원에서 존댓말을 사용을 지도한다. 이 외 123선독감(1일 1선, 매월2권 독서, 하루 3개 감사한 일 찾기)을 교육을 펼치고 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로 “학생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올바른 품성을 가진 인재로 거듭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기초인성교육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는 것이 압구정초의 확고한 교육철학이다.
송 교장은 “학교교육의 완성은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신뢰’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학부모님들이 보시기에 수업을 비롯해 학생지도에 다소 부족함이 있을지라도 ‘믿음’을 가지고 성원해주시길 당부”했다. 그렇다면 교사들 역시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람이 날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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