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인성과 최고의 실력으로 진학제도의 난맥상과 사회의 비현실적이고 허영 섞인 시선 속에서도 심지를 가지고 우뚝 선 학교가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스스로의 삶을 독립적으로 책임지는 인재를 키워내는 한국치즈과학고등학교(교장 노영조)를 찾았다. 올해 3월 4일 새로이 정식 개교를 한 한국치즈과학고등학교의 학습 기치는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배움터’이다. 또한 교육목표는 ‘바른 인성과 최고의 실력으로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고 실천하는 한국치즈과학고인 육성’이다.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는 배움터는 한국치즈과학고등학교(이하 치즈과학고)가 위치한 지역과 무관하지 않다. 전북 임실의 치즈산업과 순창의 장류 산업이 지역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의 출발 목표가 ‘섬진강 상류 청정 임실지역에서 생산된 원유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치즈제조 및 순창지역의 장류산업과 연계한 발효식품 개발, 조리, 유통 전문가 양성’임을 명시하고 있다.
본래 치즈과학고의 전신은 임실서고등학교이다. 1980년에 개교한 이래 2,83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 깊은 학교이다. 하지만 인구의 도시 선호와 낙후된 농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듯 학생 수가 점점 줄어 현실을 직시한 정부는 2011년 치즈와 조리전문 인재를 육성하는 농업계 특성화고교로 전환 방침을 세웠다. 2년이 넘는 준비와 과도기를 거쳐 올해부터는 학교명을 한국치즈과학고등학교로 개칭해서 새로운 다짐과 제도를 가지고 새 출발했다.
치즈과학고는 새로운 개교를 위한 시설도 구비했다. 작년 6월에는 최신 실습시설을 갖춘 3층의 백련관을 완공했고,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유가공실, 제과제빵실, 한양식조리실, 식품가공실 등이 설치돼 있다. 5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최신 기숙사인 섬진학숙도 건립되어 올해 대부분의 신입생과 2,3학년 재학생 일부가 입주하여 생활하고 있다.
노영조 교장은 “이전까지 정원 미달이었던 우리 학교의 올해 지원율은 54명 정원에 83명이 지원해 1.54:1을 기록했습니다. 지원학생들의 평균 성적도 아주 많이 상향됐습니다. 올해는 한반에 27명을 모집했으나 내년부터는 전국적 단위로 마이스터고에 준하는 치즈과학과와 조리과학과 각과 24명씩을 선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국에서 치즈와 조리에 관심이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게 될 것입니다. 그것에 대비해 축산영농가의 자녀이면서 치즈산업으로 진출할 우수 인재와 조리과의 특성에 맞는 인재 육성에 대비한 특별전형도 준비하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치즈 선진국 찾아 해외캠프 계획
노영조 교장은 교육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교장은 바른 인성과 최고의 실력으로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고 실천하는 한국치즈과학고라는 학교 비전을 정했다. 매 학년 초 학부모들에게 본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인성이 바르고 선배를 잘 따르며, 어른을 공경하는 학생 △학교 규칙을 잘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학생, △복장이 단정하고 기본생활 습관에 충실한 학생. △폭력에 가담하지 않고 술, 담배를 하지 않는 학생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같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우선 본교 교직원 모두가 합심하여 인성이 바른 학생으로 유도하고, 심신이 건강한 학생, 사랑을 실천하고 남을 배려하는 학생, 꿈을 갖고 자신의 특기를 계발하는 학생이 되게 하기 위해 매일 아침 명상시간 운영, 기본생활 습관 정착지도, 상벌점제도 운영, 교사와 학생 책임 상담 지도 등을 통하여 노력하고 있다. 다음으로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실력이 우수한 학생을 양성하기 위하여 학생들에게 직업 적응캠프, 성공치즈 영농인 초청특강, 우수기업체 탐방 및 체험학습, 외부 조리업 유명 강사 초빙 실기지도 등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노영조 교장은 특히 “우리학교만의 특색적인 사업을 들면 치즈·조리 전문 명장 기능인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실군청의 지원 아래 작년에는 2학년 치즈과 우수학생 10명을 선정하여 해외캠프를 치즈산업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스위스에서 7박9일 일정으로 실시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유럽과 차별화된 우리나라 사람과 입맛이 비슷한 아시아의 치즈산업을 벤치마킹하고 더 많은 우수학생을 참여시키기 위해 우리나라와 가까운 아시아 치즈 산업의 선진국을 찾아 해외캠프를 실시하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교육부, 도교육청, 지자체 지원(1억 5천만원)아래 3학년 대상으로 글로벌 마이스터 치즈․조리 육성과정 운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라고 글로벌 마이스터 플랜을 밝혔다.
이어 노영조 교장은 “다양한 현장체험학습 및 직업훈련을 통하여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이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학생의 적성과 필요에 따라 실무능력을 향상시켜 식품 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돕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노영조 교장은 전북에서 최고의 실력있는 학생이 모이는 전북과학고와 가장 역사가 깊은 군산여고에서 교감으로 근무했으며, 38여년을 교직에 몸담아 오면서 학생들의 착한 바탕과 교육의 진실성을 굳게 믿는 교육자 중의 교육자이다.
글로벌리더 현장체험학습 가져
치즈과학고는 교육목표 실현을 위해 1학년의 경우 식품관련 기관, 관련대학(천안연암대, 전북대학교, 전주대학교, 임실치즈과학연구소 등)과의 연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치즈과의 경우 치즈인재 양성 워크숍 및 치즈관련 진로직업 체험교육, 조리과의 경우 한과체험, 장류체험, 비빔밥체험, 전통주 빚기 체험 등의 다양한 조리 체험을 통하여 조리 전반에 관한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밖에 유가공 기술인재 양성과정, 제과제빵 자격교육(이론과정), 바리스타 자격교육(이론과정) 등을 실시한다.
2학년이 되면 치즈과 학생과 조리과 학생 중 인성과 학습 등의 모든 면에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치즈선진국(2013년 스위스)의 치즈가공 기술을 습득하고, 치즈 산업현장 견학을 목적으로 치즈 선진국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치즈과의 경우 농업계 공동실습소 위탁교육을 실시하여 농업기계 관련 기술 습득을 하게 하고, 치즈가공 기술인재 양성 과정을 이수하게 한다. 조리과의 경우 조리실습, 커피실습, 케익 및 디저트 실습, 푸드스타일,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교육 등의 맞춤형 특강을 실시하고, 현장에 대한 이해와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 파악을 위해 식품관련업체와의 업무협약을 통한 단기직업훈련 과정을 계획하고 있다.
3학년이 되면 6개월간의 스위스 치즈 마이스터 양성 과정(해외 조리 마이스터 양성과정)의 글로벌리더 현장체험학습이 전라북도 교육청의 예산적 지원이 계획되어 있고, 치즈과 조리과 모두 제과제빵 자격증, 식품가공 자격증 취득지도 및 치즈피자 실습지도가 실시 될 것이다. 치즈과의 경우 치즈체험강사 및 시설관리 등의 임실치즈테마파크에 종사할 기능인력 양성과 조리과는 제과점, 커피전문점, 호텔 및 외식업체, 유가공품 생산업체, 국내 유명 프렌차이즈 업체 등에 맞춤형 현장실습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치즈와 조리가 융합된 특성화고
치즈과학고가 앞으로 자랑할 만한 전통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것은 해마다 10월 하순 경에 실시되는 섬진강축제가 있다. 열 두 해가 지난 섬진강축제에서는 학생들이 3월 신학기부터 실시되고 있는 각종 동아리 활동, 방과후 활동을 통해서 1년 동안 습득한 각종 기능을 학부모들 앞에서 자랑하는 시간이다.
이때 학교에서 각 동아리에서 제작된 여러 가지 종류의 치즈나 제과품 혹은 향신료, 비누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치즈과학고 실습동의 명칭도 백련관으로 바뀌었으므로 백련축제로 개칭을 해볼까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치즈과학고는 순창고추장으로 장류산업이 발달된 순창과 근접하고 있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치즈와 조리가 융합된 농업계 특성화고등학교이다. 특히 이 지역은 지정환 신부가 우리나라 최초로 치즈 제조를 시작한 곳으로, 임실지역은 치즈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입맛에 맞는 더 나아가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만의 치즈·조리 산업을 육성시켜 나아가는 인재를 육성시키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인재육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인 임실군청의 지원금과 학교표준교육비와 극히 적은 금액이지만 참가하는 학생들이 부담하게 하여 치즈캠프가 매년 실시된다.
끝으로 노영조 교장은 자신의 교육철학에 대해 “저는 교직에 몸담은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삶’이라는 모토를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마음과 몸 둘 중 하나가 부족하면 균형을 잃게 되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 현재는 실력이 다소 처지더라도 최선을 다 하면 시간은 노력하는 자의 편이 되어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요. 다음은 기본생활에 충실할 것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기본생활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성이 우선이 되겠지요.”라며 인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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