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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이 발표된 지난 8일 세간의 여론은 냉랭했다.

진보교육감의 첫 작품이니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으나 복지를 강조한 것 빼고는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는 평가다.

시설비를 줄여 무상교육에 투자한 것은 교육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할 것이라는 역풍 까지 맞고 있다.

교육복지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후시설 개선에 들어갈 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 하는 지적이다.

시교육청은 내년 예산편성에서 무상급식 관련 비용을 1162억원 편성한 반면 노후환경 개선 예산은 1850억원을 삭감해버렸다.

교과부와 서울시등 관련 기관들이 무상급식등 곽교육감 주요 정책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돈줄이 막히자 응급 처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의 예산편성은 당장 내년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몰고올 수도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습준비물 무상 지원등 연차적으로 확대되는 교육복지사업은 내년이후 눈덩이 처럼 불어날 예산요구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가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당장 혁신학교만 하더라도 올해 40개교에 91억원의 지원 예산이 책정됐지만 내년에는 규모가 80개학교로 늘어 소요예산이 1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곽교육감은 임기중 300개 혁신학교를 운영할 계획이아서 여기에만 최소 600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무상급식 역시 서울시와 타결이 안될 경우 교육청이 안아야할 부담은 연간 2300억원 규모가 된다.

문제는 교육청이 새로운 재원을 마련할 능력도 연구도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시교육청 예산 담당자는 국내 경기가 나쁘지 않아 세수가 늘어나고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이 높아지면 웬만큼 필요한 예산은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상황이 호황을 이루고 정부가 지방교육재정 지원을 늘려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추측이 향후 대책의 전부인 셈이다.

새로운 교육재원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교육복지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중장기 플랜도 제시하지 못한 서울시교육청.

주민참여예산제등 화려한 수사(修辭)가 민망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