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학사일정 멋대로 뒤집어도 되나"에 박수 쏟아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중학교 교장들을 상대로 특강에 나섰다가 오히려 야유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지난 4일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중학생 마무리 교육을 위한 중학교 교장 회의’에 참석한 곽 교육감은 교장들로부터 중학교 연합학력평가 거부등 일련의 교육정책에 대한 강력한 항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강이 끝나자 교육감 발언에 대한 반박이 이어지고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쪽에서는 “말하면 뭐해” “필요 없어” 라는 고함도 들려왔다.

곽 교육감이 교육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교장들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 8월 고교 교장들을 대상으로 한 체벌금지 특강에서는 집단퇴장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곽 교육감의 이날 특강 주제는 ‘창의인성 교육 활성화’ 였으나 발언의 상당부분을 수월성 교육에 대한 비판과 학력평가 거부의 당위성, 문예체교육 강화 등에 할애 했다.

발단은 교육감의 특강이 끝나자 몇몇 교장들이 특강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부터. 교육감의 중학교 연합평가 거부 지시가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학사일정에 대해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변경을 지시하는 것은 자율성을 훼손한 처사라는 것이다.

발언에 나선 윤모 교장은 “(학력평가)시험을 무조건 거부하기보다는 출제된 문제지를 각 학교에 제공해서 자율적으로 활용토록 하면 좋은데 무조건 시험 날 체험활동을 하라는 지시는 혼란만 부를 뿐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시험을 보는 것은 학생들과 1년 전부터 맺은 약속인데 이제 와서 그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곤혹스럽다”고 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곽 교육감이 최근 부쩍 강조하고 있는 문예체교육에 대해서도 교장들은 전시성 행사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문예체교육은 교과 교육과정 내에서 이뤄져야지 시를 가르치는데 꼭 시인을 불러야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신모 교장은 “교육감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방법론에는 문제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교장들은 또 곽 교육감이 특강 도중 일제고사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곽 교육감은 이날 특강에서 수준별 수업에 대해서는 성과가 분명치 않다며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또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에) "일제고사는 없다"고 말해 앞으로도 중학교 연합평가와 같은 학업성취도 시험을 거부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