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달라도 우리는 하나에요
서울 신정여자중학교(교장 조허제, 사진)은 지난 1978년 개교 이래 40년 넘게 여성 인재를 배출해오고 있는 학교이다. 건강하고 기본이 바로 된 실력 있는 학생을 양성하는 것을 추구하는 한편 자율 동아리를 통해 국제적인 시야를 확장하고자 전쟁통에 있는 우크라이나 학교와의 국제 공동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자율 동아리는 열정 가득 선생님의 지도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해왔던 국제공동수업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돼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고, 대한민국 역시 우크라이나처럼 전쟁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국제적인 시야와 더불어 애국심을 함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데,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안희정 부장선생님과 나눠보았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교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우리 학교는 성실, 친절, 협동의 바탕 아래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겸비하고 창의적인 교육으로 국가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한국 여성 양성이라는 창학이념을 갖고 지난 1978년 설립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본교가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건강하고, 기본이 바로 된, 실력 있는 학생, 교사들에게는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치고,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교사의 경영관, 본교의 학교상으로는 깨끗하고, 즐거우며 행복한 학교를 운영하길 추구하고 있습니다.
▲ 본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우리 학교의 인재상은 교훈(성실, 친절, 협동)처럼 지성, 감성, 인성을 갖춘 학생을 양성하길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인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데 기여할 지식, 탐구심, 배려심이 풍부한 주도적 학습자 양성과 일맥상통하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학습자 주도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탐구적 인재, 협력적 인재,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을 갖는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 본교에서 올해 국제 공동 수업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 동양어 학교(Kyiv Gymnasium of Oriental Languages) 와 매칭이 되어 수업을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시교육청에서 우수사례 수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이건 어떤 프로그램일까요?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연말 국제공동수업을 원하는 학교에서 시교육청에 신청을 하면 매칭을 해서 1년간 운영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키이우 동양어학교에 매칭이 되어 한국어학과 학생들과 한국문화 교류 및 전통 한국 수학 교류, 한국의 수학적 내용 소개 및 공유를 주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을 위해 다른 수업을 듣는 학생을 차출할 순 없어서 자율 동아리 형태로 방과 후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 물리적 거리가 있음에도 공동 협의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커 보입니다. 수업과 관련해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우크라이나가 아직 전쟁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수업 재료 준비 및 전달도 쉽지 않고, 저희는 자율 동아리이기에 방과 후에 학생들과 남아서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 어려움도 큽니다. 학생들이 학원 등 개인 사유로 시간 확보가 어려워 점심시간을 이용해 수업 준비가 이뤄지고 있고, 수업 교안을 미리 준비해 기껏 보내도 원격 협의에서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실제 수업 때 원격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나는 경우도 있고, 특히 제일 안타까운 건 수업 중에도 공습경보가 울리면 수업이 중단되거나 연기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어떤 수업이 진행됐을까요?
우선 상대 측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교류를 희망했고, 제가 수학 교과를 담당하다 보니 수학 관련 수업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업은 서로의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주로 가졌습니다. 저희는 달고나 만들기 같은 한국문화 수업을 준비했고, 수학과 관련된 국제교류 수업으로는 마방진을 소개하고 만들기 수업도 진행했습니다. 키이우 동양어학교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전통 인형인 모탄카 인형을 보내왔고, 이 인형들은 학생들이 보물로 간직한다고 합니다.
▲ 프로그램에 대한 본교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실질적으로 국제적 감각이 함양된 것이 체감되는지?
국제공동수업은 국제적 감각 향상도 목적이나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의 수업 교류로 의사소통 능력, 나와 다른 세계 문화의 경험, 스스로 수업을 구성하는 탐구심, 협동심 양성 등이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당연히 국제적 감각, 세계시민으로서의 소양 함양 경험이 충분히 됐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서울시교육청 사례 발표를 위해 참여 학생 인터뷰를 했는데 모든 학생이 중학교 생활에서 가장 재미있고 뜻깊고 기억에 남으며 다시 하고 싶은 활동이었다고 하며, 그래서 지금은 전쟁으로 대면 교류는 불가능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 학생과의 대면 교류를 모두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키이우 동양어 학교에서 수학한 한 학생이 올해 한국에 유학을 왔다고 제게 연락이 오기도 했습니다!
▲진로진학실 주관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로 프로그램 외에도 학생들에게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 학교의 자랑으로는 육상부와 소프트볼부를 자랑하려 합니다. 올해 육상부 중 3명은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고, 소프트볼부도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거둔 이력이 있습니다.
또 학생회 차원으로 라온카페를 운영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편의시설과 오락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양심프린터기 운영(돼지저금통)되고 있고, 자율학습 및 회의 장소로써도 활용되며, 학생회 주최 각종 루미큐브대회가 열리며, 라이브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연계중점학교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역기관과 연계 교육활동을 진행하며 텃밭 가꾸기, 지역민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버스킹을 실시하며 학생들의 음악적 성장을 지역민들게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전국에 있는 선생님, 학부모 등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힘든 공교육의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하시고 계신 선생님들께 저의 작은 국제공동수업이 수업 준비 활동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국제적 소양과 세계시민 교육의 일환의 이러한 국제공동수업 사업이 운영되고 있음을 안내드리고 싶고 비대면 교류이든 대면 교류가 있을 때 학교에서 조금 늦게 귀가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고 응원 보내주시면 합니다.
▲ 서울신정여중은 지난해부터 키이우 동양어 학교와 연결되어, 화상으로 국제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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