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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 특성’ 강조 근절
실패 허용·인격 존중 환경 조성 급선무…

▲박경희 창의성 연구소 소장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호서대학교 인재 개발학과 청소년문화·상담학을 전공한 뒤, 특수문화 대학원 교육진로컨설팅 학과에 재직 중인 박경희ph·D입니다. 교수활동은 학습컨설팅 및 상담 관련 청소년문화 및 진로진학, 심리검사, 영재교육심리, 사이버상담 등에서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청소년의 인성교육(분노조절)에 쏟은 시간이 28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모바일 상담, 범죄피해자 상담 포함 범죄 예방 센터 인성교육 및 교도소 교정 교화 등 청소년과 청소년의 부모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담 현장이라 여기며 달려갈 것입니다.

▲ 아동·청소년 욕설 문화 현황은 어떤가요?

아동·청소년의 욕설 사용은 발달 시기 상 나타나는 문화로 해석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IT시대의 도래로 자신의 의견을 익명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욕설에 용이성이 부여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나라와 지역에 따라 정보가 제한되어 사유의 결론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정보의 즉시성은 가속화되었고, 문화는 빠르게 공유되며 보평성이 생겼습니다. 그 사이 욕설 문화도 사유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도출되는 보편화 과정이 일어났다고 헤아려집니다.
초연결 사회로의 진입이 불건강한 대응방식 대중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예측하는 것입니다. 어느새 욕설은 아동·청소년의 일상 생활에 자리잡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언어 사용 조절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청소년 발달 과정의 단계로 보기엔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모바일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은 익명이라는 점과 접속의 용이성 때문인지 수위가 높은 욕설 사용이 잦습니다. 욕설 대상은 부모가 가장 많이 드러나고 있으며,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들며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상담사에게도 거침없이 욕설을 뱉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 욕설의 부정적 영향은 무엇인가요?

욕설은 개인적·사회적 차원에서 악영향을 끼칩니다. 첫째, 개인적 차원에선 올바른 인성을 가진 성인으로의 성장을 방해합니다. 욕설이 청소년 개인의 ‘언어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면, 모든 생각과 감정 표현을 위한 용어 선택을 욕설로 시작하는 경향이 짙어지게 됩니다. 관계를 맺을 때도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무리를 이루려는 특성을 보이며, 그룹을 만들어 욕설의 보편성을 강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타인의 불편함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관계 안에서 길러지는 소양의 결여와 불건강한 문화에 익숙해질 위험이 높아집니다.
둘째, 개인의 욕설 습관화가 건강한 공동체 문화 조성에 걸림돌로 작용해 결론적으론 사회적 차원에서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즉, 욕설이 습관화가 된다는 것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부적절한 언어 사용으로 타인에게 불쾌함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룹을 만들어 동참하지 않는 친구들을 괴롭히는 단계까지 갈 수도 있고, 현재 학교 및 사회현상에서 욕설이 괴롭힙으로 드러나는 일을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PTSD와 불안장애를 진단받거나 우울증 약을 처방 받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자살 시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의 욕설 사용은 청소년 정신건강 및 개인과 사회의 악영향은 분명하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가정·학교에서 욕설이 안 좋다는 사실은 어떤 학생이든 배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본인들끼리의 문화 속에서 욕설을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회적 활동에서, 혹은 성인 앞에서 사회가 예의로 받아들이지 않는 말을 한다는 것은 욕설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욕의 습관화는 개인의 불건강성을 나타냅니다. 또한 모든 생각과 감정을 욕설로만 표현하는 단계는 언어 사용에 대한 자기 조절 능력이 약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욕설을 일삼는 청소년들은 또래 사이에서 강해보이기를 원합니다. 권위적 성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타인을 조명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타인을 끌어들여 위에서 아래로 누르고 싶어 하는 잦은 욕설 사용은 그 자체로 타인을 향한 공격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낮은 자존감을 나타냅니다.

▲ 청소년 언어문화 특징을 ① 집단적 소란 현상 ② 경음화와 고성화 현상 ③ 은어·속어·욕설의 증가 3가지로 분류해 설명한 논문을 읽어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경음화와 고성화 현상이 일어나다 보니까 성인의 입장에서 은어·속어·욕설이 더 강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친밀감을 나타내는 욕설에 고성이 담길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애초에 친구들간의 문화로 규정하려면 상대가 불쾌함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이 점이 포인트입니다. 친구들 간에 욕설 섞인 대화는 합의가 이루어진 그들만의 대화일 뿐입니다. 가볍게 이루어지는 욕설엔 감정이 없으며, 듣는 사람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누군가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주변 어른들이 진지한 시선으로 상황을 분석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 아동·청소년의 욕설 강도와 빈번성·보편성의 차이가 단순한 문화로서만 받아들이기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마주하는 어른들, 선생님들의 대처방안엔 무엇이 있을까요?

가정·학교에서의 전인적 교육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시기 올바르게 기능하지 못하는 것은 청소년 상담에서 위기로 판단합니다. 학교와 보호자는 ‘인격존중’이란 틀 안에서 협력하여 학생 지도에 일관성을 보여 아동·청소년이 올바르게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현장에서 심각한 욕설 사용을 발견했을 때는 탓하기 보다 “어떤 상황인지 말해 볼 수 있나요?”, “얼마나 속상했는지 표현하고 싶었군요.”, “누군가가 **이에게 똑같이 욕으로 말하면 어떤 기분일지 말해 볼 수 있나요?”, “욕하는 친구 또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나요?”, “지금-이렇게 욕하는 **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해된 자기에 대해서 말해 볼 수 있나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등과 같이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질문을 통해 청소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야 합니다. 또한, 평상시 성적이나 외모와 같은 평가를 전면에 드러내는 태도를 근절해 학생 스스로가 긍정적 자아상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특히 가해 학생의 욕설로 피해받은 학생은 부정적 자아상을 형성하기 쉽습니다. 어떤 내용이든 평가를 지양해야 합니다. 만약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겨 학교 생활 전반에 걸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할 경우엔 가정, 학교·전문가와 협력해야 합니다.
학교 안팎으로 학생이 자신을 돌아보기 힘든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재의 흐름을 깨야합니다. 보통 욕설이 습관화 된 아이들은 건강한 언어문화를 접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정에서의 문화가 습관으로 자리잡아 인격 존중에 대한 구분이 깨진 상태로 학교에 오기 때문에, 아동·청소년 시기 누려야 할 건강한 문화에 노출되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교정 과정은 ‘인격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이는 위기의 아동·청소년이 올바르게 기능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 앞으로 아동·청소년 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존중’의 가치가 지켜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아동·청소년 문화는 과거와 다릅니다.

욕설은 그저 “애들끼리의 문화지”라고 말하며 넘기기엔 위험 수위가 높고, 큰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도 존재합니다. 만약 아이들만의 문화로 해석해야 한다면, 불편함을 겪는 사람은 없어야 합니다.
사람은 모두가 다릅니다. 사회는 공통 매뉴얼을 통해 질서가 유지되고, 질서는 각 개인에 대한 존중을 최대한 반영합니다. 그런데 ‘존중’의 가치가 흔들리게 되면 사회의 가치가 흔들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존중 문화가 확산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존중은 자신을 지키고 타인을 보호합니다. 이를 위해 아동·청소년 시기 아이들을 대면하는 어른들은 실패를 허용하고, 한 개인으로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변화되어 온 교육 정책은 ‘인지적 특성’을 강조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지적 특성으로만 사람을 재단하면 타인의 삶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기 쉽습니다. 교육 정책에서도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열등과 우월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지워야 합니다. 이는 아동· 청소년이 올바르게 기능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