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청주봉명초 교장 이명희 (본교 제공)
충북 청주 봉명초등학교(이하 봉명초)는 지난 1986년 3월 5일 개교하여 총 39회 졸업생 7,641명의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현재는 610여명의 학생들이 지난해 3월 1일 취임한 교장 이명희(사진)의 품 안에서 다양한 빛을 가진 어린이로 자라고 있다.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교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봉명초 교장 이명희입니다. 본교는 지난 2017년부터 이주배경 학생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전교생 47%에 해당하는 약 290명의 이주배경 학생들이 재학중입니다. 모국어는 90%가 러시아어이며 러시아 또는 중앙아시아에서 온 고려인으로 재외동포비자로 한국에 장기체류가 가능한 이주배경 학생들입니다.
한국어가 서툴러 의사소통이 힘들고 한국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들도 있으나, 맞춤형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여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다문화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다름을 배움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을 넓은 안목과 상호문화이해에 강점을 가진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기 위함입니다.
현장에서도 저를 비롯한 많은 교직원분들이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조직하여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이주배경학생들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돕고 있습니다.
▲ 본교 특색 프로그램인 ‘다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가장 반응이 좋았던 프로그램 중심으로)
봉명초는 다문화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어울리며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째, 지난 2022년부터 매년 ‘교내 이중언어 말하기대회’를 실시하여,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자신의 모국어와 발표하고 싶은 제2언어를 선택해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회는 영어, 한국어, 러시아어 부문으로 나뉘며, 이주배경 학생뿐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외국어를 배운 일반학생들도 함께 참여합니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한 학생이 전국 이중언어 말하기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학생들의 언어역량과 자긍심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 지난 2023년부터는 ‘글로벌 축제’를 통해 다문화 감수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봉명초에는 10개국 이상 국적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축제에서는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하고 전교생이 다양한 문화 체험에 참여합니다. 이주배경 학생들은 도슨트 역할을 맡아 모국 문화를 소개하고, 학부모들도 음식 및 의상 체험 부스에 함께 참여하여 교육공동체 모두가 어우러지는 장이 마련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습니다.
셋째, 지난해부터는 우즈베키스탄의 한국어 정규 교과 채택 학교와의 교류협약을 통해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봉명초 학생 10명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여 한국어와 문화를 알리는 캠프를 진행했으며, 우즈베키스탄 학생들도 한국을 방문해 봉명초를 직접 체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국제적인 소통능력은 물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함양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은 다문화학생의 언어 및 문화적 강점을 교육활동으로 확장하고, 모든 학생이 세계 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 본교는 2명 중 1명이 이주배경학생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느끼는 장점엔 무엇이 있을까요?
학급마다 러시아어와 한국어에 유창한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 학생들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배경학생을 돕고 선생님 통역에도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친구와 소통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또 이주배경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본교 학생들의 큰 특징은 다문화 감수성, 포용성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친구와의 다른 점에 집중하기보다 서로를 학급의,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다문화 수용성이 매우 높습니다.
앞으로도 외국어와 외국문화 이해에 강점을 가진 글로벌 인재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이중언어를 개발하고 다문화의 풍성함을 함께 경험하고 배워가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전국에 있는 선생님, 학부모 등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전국적으로 이주배경 학생들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로 얼마나 다른지 차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름을 배움의 기회를 여겨 서로 소통하고 알아갈 때 함께, 더 깊고, 넓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교의 따뜻한 품을 경험한 학생들은 다시 그 배움을 가정과 사회로 흘려보내며 따뜻한 교육의 품을 넓혀나가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더 넓은 품에서 빛날 수 있기 위해선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관심과 격려 또한 필요합니다. 현장에 계신 교육공동체의 협력으로 전국 학생들이 소통과 배려 존중하는 태도의 내면화로 바른 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자라길 바랍니다.
다름을 배움의 기회로 만드는 봉명초는 충북에서 다문화 가정이 가장 많은 학교다. 인터넷으로 어떤 나라와도 연결되는 현시대에 세계를 먼저 경험한다. 차이보다는 다양성에 중점을 두고 풍성함을 키워가는 아이들. 개개인의 장점을 발견하고 돕는 과정 안에서 글로벌 세계시민으로 양성되고 있다.
타 지역 학교에서도 외국인 인구 유입으로 이주배경 학생이 늘어가고 있다. 이제 단일민족 개념은 단군신화의 기록으로 남겨두고 새로운 지향점을 쫓아야만 하는 시대다. 전통은 가치 있으나, 일부는 지나간 시간에 고정시켜둔 채 떠나야 더 아름다운 광경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 학생과 한국 학생, 다문화가정 학부모와 한국 학부모가 함께 문화를 교류하며 친해지는 봉명초가 앞으로도 활기찬 협주곡을 연주해나가길 바란다.
▼사진(위). 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 참가한 봉명초 학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가운데). 글로벌 축제에 참가한 봉명초 학생들이 부스를 열어 자신의 모국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아래). 우즈베키스탄 학생이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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