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풍이 대단하다. 로제의 ‘아파트’가 전 세계 팝 시장을 강타하고 있으며,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K-팝에 이어 K-문학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 ‘누구나 일상에서 누리는 문화예술교육’을 핵심 목표로 ‘제2차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해 누구나 더 가까이, 더 깊게 누리는 문화예술교육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학교예술강사를 지원하는 등 지역 간의 문화 격차를 줄이고 미래 세대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예술강사지원사업은 학교 현장에서 전문 예술가들이 강사로 참여해 미술과 음악뿐만 아니라 무용, 연극,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에게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의 혜택을 받는 학생 수는 매년 2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근 들어 예술강사지원사업의 예산이 대폭 축소돼 예술강사들이 담당하던 수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예술교육은 단순히 성적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 예술교육은 적성 개발과 창의성, 표현력, 사회적 공감대를 높이는 전인적 교육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예술교육은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사회 정서 역량과 협력적 인성을 키우는데도 크게 기여한다.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는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대표적 사례다. 이 프로그램은 음악 교육을 통해 협동심과 책임감을 키우고 나아가 빈곤, 폭력, 마약 문제 등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교내 ‘방과후학교’ 등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이 대학 진학 등 아이들의 진로로 이어진 선례가 많고,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이나 예술꽃 새싹학교 지원 등을 통해 교육효과를 누린 사례도 많다. 또한 예술가와 학교가 결합하여 학교를 살리고, 예술가들이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지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례도 많다. 실제로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에 대한 질적분석 결과, ‘문화예술 친숙성’, ‘행복감’, ‘자아존중감’, ‘자기조절력’, ‘소통능력’ ‘친밀감’에 대한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필자도 2013년 학교에 근무할 때 ‘지역연합 청소년 꿈틀꿈틀 통영청소년뮤지컬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뮤지컬 창작소와 창의적 공동체 파트너십을 맺고 캠프와 연수 등을 실시해, 학생들의 꿈과 인성을 기르는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2019년에는 예술드림 거점학교를 3년 운영하면서 교육과정과 지역 예술전문가들의 결합으로 예술문화가 더욱 확산되는 것을 보았다.
문화예술교육은 우리 일상과 삶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 삶에 주는 의미와 가치도 크다. 아동기와 청소년 시기에는 감수성을 키우고 자기표현의 힘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 때부터 주도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배운 경험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며, 사회 전반에서 쌓이는 문화자산이 된다.
지금은 정부와 지자체가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예산을 재검토해야 할 때다. 예술은 단순한 교과목이 아니다. 교실의 경계를 넘어서는 교육이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결되고 학교와 예술가들이 함께 협력해 학생들에게 더 넓고 깊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문화예술교육은 개개인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의 근육을 키워준다. 나아가 사회갈등을 해결하고 화합하게 한다. 모두가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전 생애에 걸쳐 문화예술 교육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축적된 예술강사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예술강사지원 사업을 비롯한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며, 지역과 함께 지혜로운 대안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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