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상면 후보가 문용린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전격 사퇴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종로 YMCA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병들고 허물어진 서울교육을 바로잡고 교육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보수교육감이 탄생돼야 한다"면서 문 후보지지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인용한 뒤 “지금처럼 보수 후보가 갈라져 경쟁한다면 이번 선거가 위험한 상황에 빠질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사퇴가 워낙 전격적으로 이뤄진데다 지지율면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여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 후보가 선거를 불과 4일 앞두고 사퇴할 만한 특별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얻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문용린- 이수호 후보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경기고- 서울대- 하버드대 출신에 서울법대 교수라는 스펙이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후보 스스로도 ‘교육부장관이나 전교조 위원장 등 타이틀을 빼고 여론조사를 한다면 문-이 후보와 막상막하’라고 말할 만큼 자신감에 차 있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사퇴 기자 회견장에서 “투표용지 1번 프리미엄 등 막상 뚜껑을 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이 후보 진영 구모 대변인 등 핵심인사들 조차 사퇴 기자회견 직전까지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등 갑작스레 이뤄진 점도 의문이다.
기자가 사퇴 확인을 위해 이 후보 캠프 인사들에게 일일이 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최 측근을 제외한 대부분이 기자회견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에대해 이 후보는 “오늘 아침 사퇴 결심을 하는 바람에 캠프관계자들에게 통보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선거 경비 문제 역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이 후보는 이날 사퇴로 그간 선거운동에 쓴 경비를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지지율 10% 이상이면 50%, 15% 이상은 100% 전액 보장 받는데도 불구,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0%를 기록해온 그가 수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포기한 것은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이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선거경비 포기와 관련, “상당히 고통스럽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자신이 최선을 다해 극복하겠다”고 말했으나 더 이상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이외에 이 후보 출마를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사퇴를 요구했던 단체들에 대해 지난 10일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겠다며 거칠게 반박했던 그가 불과 5일만에 180도 입장을 바꾼것도 쉽게 납득하기 힘든 대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보수진영 교육계 관계자는 "이 후보의 사퇴가 수일 전 결정됐으며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격 사퇴라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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