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여고 최인길 교장 선생님(보은여고 제공)
충북 보은여자고등학교는 60년 넘는 역사 속에서 지역 인재를 배출한 명문 여학교이다. 본교는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끈끈한 사제 관계를 구축해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 한명 한명 끈끈한 관계 속에서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학교는 지역사회에 대해서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정책 제언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토론회를 통해 학년이 다른 학생들 간의 교류도 오가며 엄청난 효과를 낳았다고 한다. 이 토론회에서 무엇이 오갔는지 강주리 담당 선생님께 몇 가지 여쭤보았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학교의 연혁 등 개괄적인 학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보은여자고등학교(이하 보은여고)는 1961년 6월에 개교하여, 2024년 2월까지 총 13,455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지역의 명문 여자고등학교입니다.
‘사람다운 사람! 실력 있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 협동하는 사람! 건강한 사람!’을 교육목표로 삼은 우리 학교는 현재 제24대 최인길 교장 선생님(사진)과 35명의 교직원, 그리고 122명의 학생들과 함께 ‘더불어 살며 미래를 주도할 능력 있는 여성’을 육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보은여고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소규모 학교인 만큼 전 교사가 전 학생을, 전 학생이 전 교사를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되는 교사와 학생 간 긍정적인 신뢰와 라포야 말로 우리 보은여고가 명문 학교이자 누구나 오고 싶은 학교가 된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육공동체가 함께 ‘학교 자치 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학교로써 소통과 공감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학생 자치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비단 학교 안에서만 그치지 않고 학교 밖 지역사회로도 확장되어 지역 주민과 소통을 강화하고 선한 영향력을 미침으로써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은여고 학생들은 입학식 때에 장미꽃 한 송이를 받는 전통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 상징인 장미처럼 보은여고를 입학하고 졸업하는 전 학생들이 장미의 꽃처럼 아름답고 열정을 품은 사람으로, 그리고 가시처럼 냉철한 이성과 굳은 의지로 조화로운 학생이 되라는 의미를 담아 각 반 담임 선생님께서 한 송이 한 송이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전달해주십니다.
이상으로 정성을 다하는 선생님들과 아름다운 열정과 냉철한 이성을 가진 실력 있는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우리 보은여고를 짧게 소개하였습니다.
▲ 이번 정책제안 토론회를 학생들이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보은여고에는 대표적인 중점활동인 ’세 자매 활동‘이 있습니다. 조금 더 해당 활동을 소개하자면 처음 ’세 자매 활동‘이 시작된 것은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 2, 3학년 선후배들이 함께 모여 활동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 형성과 협력을 뛰어넘어 인문계 학생들의 진로•진학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으로 더욱 발전시켜보자는 생각을 담아 현재의 ’세 자매 활동‘으로 완성되었습니다.
2024년 올해에도 어김없이 진로가 비슷한 1, 2, 3학년 학생들을 모아 학년을 구분하지 않고 무 학년으로 모둠을 편성하였습니다. 각 모둠에서는 본인들의 진로와 연계하여 탐구할 수 있는 지역사회 문제를 찾아 깊이 있게 탐구함으로써 진로•진학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역사회 연대감과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키워나가자는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1학기에 모둠별로 다양한 지역사회 연계 탐구 주제(문제)를 발굴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필요한 경우 현장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담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아가 방문 인터뷰 또는 설문 조사를 함으로써 깊이 있고 폭넓은 탐구를 해나갔습니다. 우리 보은여고에는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학생들이 대부분이기에 누구보다 지역에 대해 잘 알고, 관심이 높아 지역 경제, 노인 복지, 교육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한 학기 동안 ① 문제, ②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③ 기대 효과 등에 대해서 청소년의 관점으로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판적으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학생들의 한 학기 활동을 지역 정책 제안하기 활동으로 확장해봄으로써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더욱 강한 시민의식을 느끼게 되는 경험 갖게 해주자는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한데 모여 처음으로 지역 정책 제안하기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때 ‘이 활동이 조금 더 현실적이되 유의미한 활동이 되기 위해 보은군에 계신 공무원분들을 초대해보면 어떨까요?’라며 한 학생이 좋은 의견을 내주어 이 또한 반영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토론회에서는 어떤 제언들이 오갔는지 궁금합니다.
‘안전한 밤길을 위한 따스한 불빛’을 발표한 학생들은 군이 처한 고령화 문제를 안전과 연관 지어 고령층의 비율이 높은 군에서 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을 찾아보았습니다.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빛이 적은 시골의 밤 거리는 더욱 깜깜하며, 이것은 보행 속도가 느린 노인분들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실제 군의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촬영한 사진을 예로 들어 ‘가로등 없는 어두운 곳에 태양광으로 충전되는 바닥 설치 조명을 설치할 것’에 대해 제언하였습니다.
또 다른 조에서는 ‘노인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AED(자동심장충격기)위치 및 교육 확대’를 제목으로 발표를 하였습니다. AED 관련 교육 확대와 함께 AED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군 내에 어디에 설치되어 있으며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가?’는 설문에 응답자 중 79%가 부정적으로 답변해 준 것을 바탕으로 안내와 교육의 필요성의 시급성을 느껴 군민 대상 ‘교육’과 ‘AED 위치 지도 제작 및 배포’가 필요하다는 제언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이를 발표한 학생들은 보건 선생님과 함께 인근 노인정을 발문하여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지도와 심폐소생술 시연을 해보는 봉사활동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주차문제 해결 관련’ 정책 제안을 하였던 또 다른 조의 학생들은, 지역의 오일장 문제 해결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 상인과 소비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오일장을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학생들의 생각과는 달리 현장 조사를 통해 오일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차량 및 주차문제가 해결되어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통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와 관련하여 주차 타워 신설, 일방통행 도로로의 전환을 제언하였으며 각 제언의 목적과 기대효과 또한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 토론회를 마친 후 학생들의 소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해당 활동이 종료된 후 ‘주차문제 해결 관련’ 정책 제안을 하였던 윤아소 학생은 “어슴푸레하게 생각만 해오던 지역 문제들을 제대로 알아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정책을 구상하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여러 이해관계를 고려하며 조율해가는 과정이 새롭고 좋았습니다. 또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더 다양한 시선으로 생각을 해보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역의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정책 제안해보기 활동으로 이어간 이번 활동은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소중하게 느껴졌던 경험이었습니다.”라는 소감을 나누어주었습니다.
▲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 학교의 토론 활동을 통한 정책 제언을 경청해주었다고 하는데, 보은군 지역사회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습니까?
평소 우리 보은여고 활동에 관심을 가진 보은군청에서도 해당 활동에 큰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특별히 청소년 정책 제안 활동을 진행하고 계신 주무관님께서 노인 복지, 주민 안전, 청소년 심리,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주제로 정책을 제언한 학생들의 발표에 경청해주셨고, 모든 발표가 끝났을 때 ‘실제 보은군에서도 현재 관심 가지고 있는 주제에 대해 발표해 주어 놀라웠다. 청소년이 아닌 우리 군의 군민으로서 학생들 의견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고 이를 통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여 더 나은 보은군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씀 해주셨습니다.
△사진 (위). 충북 보은여자고등학교의 1,2,3학년 학생들이 강당에서 세 자매 원탁토론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아래). 보은여자고등학교 세 자매 4조 학생들이 문제 파악을 위해서 지역 어르신에게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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