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문용린 대 이수호의 건곤일척 승부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7일 현재 어느 누구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명도에서 앞서는 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보수표 분산이라는 반사이익을 노리면서 탄탄한 조직력으로 밀어붙이는 이 후보의 추격전이 볼만하다.
문 후보는 전직 교육부장관이라는 중량감과 범 보수진영 단일후보로서의 대표성을 무기로 표밭을 공략하고 있다. ‘행복’과 ‘안심’이라는 키워드를 활용,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을 파고드는 전략이 먹혀드는 분위기다. 현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보이지 않는 지원도 문 후보에게는 든든한 배경이다.
이 후보는 민주 진보세력의 강한 결집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찌감치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나선 상태여서 일사불란한 조직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측근 인사들과 안철수 캠프에 있는 교육전문가들이 모두 가세, 막강한 맨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부드럽고 따뜻한, 좋은 선생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전교조와 민주노총위원장 경력이 주는 투쟁성을 희석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문-이 양진영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현재의 우세 구도를 유지하면서 새누리당 등 보수진영의 지원이 뒷받침 해준다면 압승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10%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돌발변수만 없다면 승리는 무난하다는 생각이다. 캠프 주변에서는 ‘부자 몸조심’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후보 측은 막판 뒤집기로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는 형국이지만 선거가 임박해 범 진보진영이 총공세를 펼칠 경우 판세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자신에 차 있다. 문 후보를 제외한 보수진영 후보들이 웬만큼만 ‘선전’해 준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이번 서울교육감 선거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이 주는 상징성도 크지만 무엇보다 전교조 와 민주노총 위원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서울교육을 장악 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때문에 이수호 개인이라기 보다는 진보진영의 승리와 2014년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 까지 내다보는 플랜에 따라 범 진보세력이 이 후보를 적극 도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결정적 시기가 되면 전국의 모든 진보세력이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금은 워밍업 단계라며 때문에 일부 여론조사 수치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또 대선 판도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문재인-안철수 연대가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이게 되면 아무래도 이 후보 진영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안의 파괴력이 떨어지고 보수표의 결집이 두드러지면 문 후보에게 덤이 얹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누가 중도성향의 부동층을 흡수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날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교육감 선거 특징은 부동층이 40%에 이르고 있다. 이들을 어느 진영이 더 끌어가느냐도 중요한 승부처가 되고 있다.
문 후보가 중1시험 폐지나 혁신학교 보완 등 다분히 좌파적 성격의 공약을 내건 것도 중도층을 겨냥한 포석이다.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는 우를 범할수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지만 문 후보 측은 이같은 정책 노선을 그댈 밀고 나갈 심산이다.
문 후보 캠프관계자는 “이 후보를 전교조 프레임에 가둬 놓고 급진성과 투쟁성을 부각시키려는 전술도 구상해 봤으나 젊은 20~30대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데에는 마이너스라는 판단에 따라 만지작 거리기만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온건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좌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교육경감, 학교폭력 근절, 교육비리 척결 등 자극적이지 않은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부드럽게 다가 가려 애쓰는 모습이다.
이와함께 두 후보 모두 시민들의 무관심과 낮은 지명도 때문에 선거운동에 애를 먹고 있다. 문 후보는 전직 장관까지 지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생소할 뿐이다. 그가 보수후보인지 모르는 시민들도 태반이다. 심지어 문 후보 지지를 부탁하면 전교조냐고 묻는 사람들도 나올 지경이라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이 후보도 고민은 마찬가지. 투표용지 기재 순서가 네번째 여서 수호천사라는 말로 이름과 기호를 알리고 있지만 외면 받기 일쑤다.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 보다 지명도가 떨어져 고민은 더욱 크다”면서 “사람들이 안철수 전 후보의 행보에만 관심이 쏠려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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