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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仁谷 전재학
前 인천산곡남중 교장

휴머니즘(Humanism), 즉 인문주의는 후마니타스라 불리는 인간성, 인류성, 인간미를 강력하게 추구하는 사상이다. 이는 중세시대에 신의 권위에 의해 상실되었던 자아(自我)를 각성하고 다시 자기를 발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르네상스운동의 본질이었다. 이러한 르네상스 시대의 휴머니즘은 이제는 역사로만 존재하는가? 현대는 21세기 최첨단 과학기술의 융성과 디지털 대문명을 주도하는 인공지능(AI)의 4차 산업혁명에 동행하는 인류의 위대한 사상을 회복할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문주의 교육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개인주의를 강조하고 자연주의의 부활을 추구하였다. 개인주의적 인문주의 교육의 목적은 사고의 자유, 자기표현의 자유, 창작활동의 자유였으며, 지성과 육체 그리고 덕성의 조화로운 발달을 추구했다. 즉 개인적 인문주의 교육의 목적은 자유교육의 이상에 자아실현과 개성표현을 결합하는 것으로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을 추구했다. 이는 신적 세계가 아닌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삶에 관심을 두었다. 또한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믿음으로 체육을 강화했다.

이는 오늘날의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목표와 유사하다. 우리는 수시로 국가 교육과정 개정과 함께 학생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미래 삶의 역량을 계발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이로써 억압과 체벌 대신 개성과 흥미를 중시하고 꿈과 끼를 계발하려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즉, 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삶의 힘을 배양함과 체육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는 여기에 더해 르네상스 시대의 ‘도제교육’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일종의 학생중심 교육이자 경험중심 교육의 확장이라 할 수 있다. ‘도제교육’은 단계별로 장인의 지도하에 학동을 거쳐 도제 그리고 마침내 장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직업교육과 실생활교육으로 나누어지고 타인 작품의 모방, 사례 탐구, 실험, 경험, 실천 중심의 교육활동을 강화한다.

“여행은 최고의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여행은 체험학습의 상징이다. 하지만 이는 그냥 놀고 단순한 체험을 넘어 경험의 축적으로 교육의 연장이어야 한다. 최근 한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세계 고교생의 한국 수학여행’은 바로 그런 맥락이다. 유럽과 북미 대륙에서 자란 학생들이 이런 대한민국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타국의 문화, 언어를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배양해 개인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다. 이런 배경의 출발은 바로 르네상스 시대의 ‘도제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다빈치의 경우도 당시 유럽의 여러 국가를 순환하고 여행하면서 다양한 공방에서 배웠다. 여기에 여행을 통한 인지구조의 자극과 스키마의 발달은 그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안타깝게도 최근 우리 교육은 안전상의 이유로 가능하면 소풍과 체험학습을 배제하려는 경향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각종 체험학습의 안전 조건을 강화하면서 일선 학교에서담당자의 고충이 여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시도하지 않겠다는 불만과 푸념이 넘친다. 또한 직업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있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배울 기회와 공간은 제한적이다. 이 또한 안전사고의 예방과 예산상의 이유로 정체되는 실정이다. 이는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하는’ 사고의 퇴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우리 교육은 교실과 학교 안에서의 교과서 중심의 죽은 교육에서 벗어나 실생활 속에서의 ‘삶과 연계된 살아있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더욱 활성화 돼야 한다. 여기엔 학교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권장과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고 믿는 것은 곧 사랑을 불러오는 시작이다. 우리 교육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경험과 견문을 축적하고 확장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교육적 시선과 관점을 크게 확장하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의 출발은 바로 학교교육에서 시작되며 이를 위해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교육을 다시금 소환하여 AI교육을 능가하는 휴머니즘의 교육을 강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