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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사랑 체험학습의 날' 운영으로

우리고장 바로알기 교육 실천

사천/사천중학교

오 정 환 (사천중학교 교사)

1. 들어가며

학생들은 우리 지역에서 태어나 우리지역의 풍습과 문화, 역사의 숨결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태어난 고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우리 고장에 대한 자부심이나 애향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 속에 배인 얼을 알고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 고장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생겨날 것이다. 이에 학부모와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자녀들인 학생들에게 우리 고장의 유적지와 관광명소를 답사ㆍ탐방하는 교육활동 기회를 제공하여 우리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우리 고장에 대한 자부심과 역사의식ㆍ애향심을 고취하며, 나아가 학교와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고 지역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2. 사천사랑 체험학습으로

체험 경로는 사천시청 문화관광과의 자문을 얻어 1일 전일제로 답사ㆍ탐방할 수 있는 적절한 곳을 선택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가. 체험 경로

▶ 학교출발(09:00) → 구계서원(09:50) → 가산오광대 전수관(11:20) → 환덕조씨 고가(11:40) → 다솔사(대양루, 응진전, 12:20) → <사천대교 통과, 해안도로 이용> → 사천만 갯벌 체험(13:10) → 조명군총(13:40) → 선진리성(13:50) → SPP조선소 견학(14:20) → <해안도로 이용> → 학교도착(14:50)

(※ 당일 시간 운영에 따라 조정하기도 함.)

나. 세부 운영 내용

매주 목요일마다 실시하는 '사천사랑 체험학습의 날'은 1개 반씩(33명 내외) 운영하였으며, 총 25주 동안 순차적인 운영을 계획하여 추진하였다. 전체 일정을 살펴보면, 09:00에 학교버스를 이용하여 학교를 출발한 뒤 우리 지역의 대표적 서원인 구계 서원을 돌아보고 가산오광대 전수관으로 이동한다. 가산오광대는 우리 지역보다 전국에 더 잘 알려진 우리지역의 대표적 탈놀이 방식이다. 그곳에서 가산오광대의 명맥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가산오광대 보존 회장님과 손옥희 사무국장님으로부터 갖가지 탈의 명칭과 극에서 배역들의 역할, 탈에 깃든 의미 등의 설명을 듣고, 직접 몇 가지 춤사위를 따라 배우기도 한다. 1시간여의 짧은 배움을 뒤로 하고 다음 경로인 환덕조씨 고가(古家)로 이동한다. 요즘 대부분 학생들이 아파트촌에 살고 있어 고택에 스며있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지혜는 접할 수가 없으니 이 또한 우리 고장에서 살다간 조상들의 삶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다음 경로인 다솔사는 우리 지역의 대표적 고찰로서 국보급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이다. 명찰 다솔사의 대양루와 응진전을 둘러보고 사찰에서 품어 나오는 엄숙함과 정갈함을 몸으로 느끼며 관람한 뒤, 20여 분간 개인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중식을 해결한다. 탐방은 계속 이어져 곤양과 서포를 지나 최근 개통한 사천대교를 넘어온다. 대교 밑 공원에서 잠시 한숨을 돌린 뒤 바로 눈앞에 펼쳐진 사천만 갯벌로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갯벌의 생태를 관찰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신기하고 흥미로운 체험이다. 갯벌과 함께 갯지렁이, 게, 갯벌 속에 파묻혀 있는 각종 물고기 등등. 선진리 성에 자리 잡고 있는 조명군총은 정유난을 배경으로 한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학생들은 역사적 현장에서 아픈 역사를 알게 되고 그 역사에서 나라가 힘이 있어야 내 삶이 평안할 수 있다는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 그리고 역사에 길이 빛나는 이순신 장군이 싸웠던 바다와 마주하게 된다. 학생들은 공적비 앞에서 400여년 전 조선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선열들을 떠올리며 묵념을 올린다. 오는 길에 마주치는 거대한 조선소는 우리 지역의 거대한 산업 현장이다. 다만 직접 내려 둘러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교에 도착은 14:50쯤이 된다. 고단한 하루 여정이지만 눈과 귀로 직접 보고 듣는 체험은 우리 학생들이 몰랐던 우리 지역의 문화와 역사, 삶의 현장을 알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된 것이다.

<선진리성 공적비 참배 모습>

<명찰 다솔사 경내 관람 모습>

<가산오광대 전수관>

3학년 강동건 학생은 탐방지 중 가장 인상 깊은 곳으로 구계서원을 꼽았는데, 대나무가 펼쳐진 만죽산 아래 자리 잡고 있어 시원하면서 고요한 분위기가 그야말로 자연 속 공부방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런 곳에서 공부를 해 봤으면 하는 바람을 잠시 가졌다고 말했다. 또, 세계 공연까지 한 가산오광대를 정작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몰랐다는 것이 놀랍다는 이야기도 했다. 3학년 박윤수 학생은, 사천에 살면서도 사천에 이렇게나 많은 문화재와 명소가 있는 줄 몰랐으며, 친구들과 함께 함께 이런 곳을 올 수 있어 재미있었고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다음 장소에 대한 기대감과 재미 덕분에 아주 재미있는 여행이 되었다고 체험보고서에 적었다. 학생들을 인솔하고 체험학습을 다녀 온 백순정 선생님은 집중력이 부족하고 옛것에 대한 관심이 낮을 것이라 생각했던 우리 학생들이 의외라고 느껴질 정도로 탐방지의 문화 유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안내 자원봉사자의 설명을 경청해서 놀라웠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활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하였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알찬 체험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지역관공서와 유기적 협력 체제를 갖추는 일을 지원하였으며, 문화재 설명 자원봉사자(사천시청 소속)를 학습 도우미로 위촉하는데도 편의를 제공하였다. 또한 운영위원들의 제안으로 십시일반 사비를 모아 학생들의 간식거리를 제공하고, 탐방길에 동행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3. 마치며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원이 지역주민이거나 학부모이어서 향토문화, 지리에 대한 지식과 지혜가 다양하게 축적되어 있다. 이러한 교육자원들을 학생 교육활동에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교실 내에서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 이상의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학교에서 실시한 사천사랑 체험학습은 이러한 측면에서 타 학교에서도 적용 가능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즐겁고 유익한 체험학습은 즐거운 학교 만들기에도 일익을 담당하며 교과서 중심 학습의 한계를 보완하는 긍정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적극적 지원과 관심, 제안이 학교교육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학교에서 실시한 '사천사랑 체험학습'은 학생들이 자신이 태어난 고장의 역사ㆍ문화 유적지와 관광명소에 대한 지식을 자세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습득하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역사의식, 애향심을 키워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자료제공: 경상남도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