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에너지절약 방침에 따른 공공기관의 에어컨 가동 제약으로 교원들이 찜통 강의실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공공기관 등에서 평균28도가 넘는 더위에 에어컨 가동할 것을 정부가 주문하자 교원연수마다 찜통 강의실과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황에 맞는 운영의 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한편 강의실 등에 정부 시책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장마 중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1일 오전. 일선 중등교사 대상으로 교원연수가 이뤄지던 한국교원대 일대 강의실이 정전됐다. 28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에어컨을 가동하라는 정부 시책을 교원대측이 따르면서 이미 연수 분위기는 이미 가라앉은 상태인데다 돌연 정전까지 되면서 강의실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연수에 참석한 김해 Y고등학교 교사는 “평균 기온이 28도가 안 됐더라도 수십 명이 모여 앉은 강의실은 29도를 웃돌았을 것”이라며 “여기에 2시간가량 정전이 이어져 무선인터넷도 연결 안 되는 사태가 벌어져 연수 내내 강사도 수강자도 힘들었다”고 성토했다.
지난 11일 강원 태백교육지원청에서 학교운영위원 대상으로 인권교육 등 연수를 진행한 P강사는 비 온 뒤 특유의 급급함과 무거운 공기를 이겨내고 강의해야 했던 지난날을 토로했다.
P강사는 “비 온 뒤라 밖은 선선했지만 50명이 모여 앉은 강의실은 그야말로 찜통이었다”며 “그런데도 28도가 넘지 않으면 에어컨을 틀 수 없다는 말에 혀를 내둘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워서인지 강연내용이 불편해서인지 끝날 때까지 가라앉은 분위기는 뜰 줄 몰랐다”며 “상황에 맞는 유연한 운영의 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시책에 따른 애로사항은 교실수업도 피할 수 없다. 경기 K중학교 교사는 “온도계가 매달려 있는 복도가 26도여도 학생들 40명이 빽빽이 앉아있는 교실은 28도여서 기말고사 후 이어진 장마와 무더위 때문에 요즘 학생들 교실수업 분위기도 말이 아니다”며 “상황에 맞게 기준을 26도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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